'택배문자' 스미싱 2억원 꿀꺽

중국서 800여명 개인정보 받아 모바일상품권 구입… 부당이득 2명 구속

▲류근실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이 19일 오전 휴대전화 사용자의 신용 정보를 빼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 등)로 이모(50)씨 등 2명의 구속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내포=박갑순 기자

＃대전의 한 백화점에 근무하는 이모(31)씨는 지난달 3일 '우체국 택배 도착예정 배송조회'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누가 보냈을까 하는 생각에 무심코 문자메시지 하단에 있던 인터넷링크(http//:calns.konems.9800)를 클릭했다. 그런데 얼마 후 10만원이 결제됐다는 휴대전화 요금통지서가 날아왔다.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허위문자로 빼낸 개인정보를 이용해 수억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이모(50)씨와 김모(39)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부터 5개월간 중국 총책이 낚시성 문자로 빼낸 808명의 개인정보를 받아 모바일 상품권 구입 후 중고사이트에 되팔아 현금화해 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무작위로 발송된 택배 도착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휴대전화에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되면서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인증번호 등의 신용 정보가 고스란히 중국 총책에게 빠져나갔다.

중국 총책으로부터 신용정보를 넘겨받은 이씨 등은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의 모바일 상품권을 구입해 되파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것이다. 이씨 등은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범행에 쓰인 인터넷 아이피 주소를 수시로 변경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총책이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금액의 절반 정도는 중국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류근실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절대 확인되지 않은 문자를 호기심에 클릭하지 말고, 피해를 당하면 경찰서에서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이통사, 게임사, 결제대행사 등의 사업자에게 제출해 구제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에서 발생한 스미싱 범죄는 2012년 18건(피해액 500만원 상당)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996건(1억8500만원 상당)으로 급증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2182건(5억5000만원 상당)이었지만, 올해는 2만8469건(55억원 상당)이나 발생했다.

유희성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