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충남도는 문화재단 신설에 따른 예산감축이라는 변을 늘어놓고 있다. 즉 내년에 문화재단이 출범하면 중앙 공모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연간 30억~5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기업체 등 민간 기부재원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도민들에게 더 많은 공연 관람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산 축소의 숨겨진 이유부터 살펴보자.
문예회관의 태생부터 따져보자. 애당초 이곳은 대강당으로 사용하려던 곳인데 충남도가 도의회와 협의도 없이 문예회관으로 변경했다. 지방청사 면적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에 도청이 활용할 대강당을 시민공간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충남도와 도의회는 한동안 심기가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문예회관 예산 축소는 도의회의 괘씸죄가 덜 풀렸음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는지. 그러나 문예회관 개관은 충남도민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해야한다. 도민들의 문화복지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도 최정원 등 국내 유명 뮤지컬 배우가 출연하는 창작뮤지컬 ‘결혼’ 등이 막을 올려 도민들의 문화욕구를 채워줬었다.
문예회관과 관련, 일부의 우려도 없지 않다. 다름 아닌 인근의 홍주문예회관과 광천문예회관의 공동화 우려가 그것이다. 새롭게 선보여진 문예회관으로 인해 이들 두 곳이 지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우려가 내재돼 있는 것이다.
이런 걱정도 전혀 엉뚱한 기우(杞憂)는 아니다. 따라서 충남도는 새로운 문화기반시설이 확보된 만큼 이 시설로 인해 영향을 미칠 인근의 문화공간 활성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들 3곳의 문화공간마다 다른 좌석수와 내부 시설의 특성에 적합한 문화예술을 기획하고 도민에게 선보여 끊임없는 발길이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문예회관 예산 삭감을 문화재단의 설립을 이유로 들다가 자칫 문화복지의 장으로 새롭게 출발한 문예회관이 방치되는 우(愚)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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