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기초단체장들은 파산제 도입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8일 “공천제 폐지의 범위가 기초단체장까지 확대되면 단체장들을 견제하기 어려워진다”며 “더구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시성 사업의 남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파산제는 무분별한 사업에 의한 재정악화를 막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여당은 국회 정개특위에서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 논의와 함께 보완책으로 ▲지방자치단체 파산제 도입 ▲자치단체장 3연임 제한 등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개특위의 논의 과제는 19일께 결정되는 만큼, 아직 파산제 도입 등은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정당공천제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인 만큼, 파산제 도입 등이 공천제 폐지의 보완책으로서 공론화될 경우, 정개특위 활동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천제 폐지 범위에 따른 여파에 대한 셈법과 함께 파산제 도입 검토가 단순히 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각 지역별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투입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파산제가 지방분권화를 제한하고 중앙 권력을 다시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 소속으로 지방자치발전위원회를 만들었을 만큼, 지방자치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하며 “새누리당의 파산제 검토는 중앙집권으로 회귀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파산제 도입은 지방의 재정악화를 막자는 취지로 들리지만, 정작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기초단체장들에 대한 권한 상실을 막으려는 것”이라며 “지방재정이 어려운 것은 중앙 부처가 무상 급식 등 막대한 예산 부담을 지역에 전가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한편, 자치단체 파산제는 중앙정부가 재정 악화 등으로 정상적인 행정 수행이 불가능한 자치단체의 빚을 탕감해주는 대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인사권 등 자치권을 박탈하는 제도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