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노숙인종합지원센터 직원들이 대전천 은행교 아래서 노숙인에게 김밥과 녹차를 건네며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
대전노숙인종합지원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하루 두 차례, 자정과 새벽 4시에 활동한다. 노숙인들의 동사를 예방하고 쉴 수 있는 센터의 위치를 안내하기 위해서다.
물론 낮에도 센터에서 근무한다. 인력이 부족해 정확하게 근무시간을 구분하긴 무리가 있지만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거의 3교대로 근무한다. 지원센터 김태연 팀장(38)은 “이마저도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가능하다“고 봉사자에 대한 고마움부터 나타냈다.
17일 밤 11시 30분 자원봉사자의 말로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 대전역에서 신탄진 방향 1㎞ 정도에 위치한 노숙인 지원센터를 찾았다.
김 팀장과 20대 중반의 신입직원, 40대 초반의 자원봉사자가 배낭 세 개에 준비물을 담고 있었다. 12시가 되자 대전역부터 찾았다. 대합실에 5~6명 정도의 노숙인이 웅크려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김 팀장은 “춥고 제대로 된 잠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2~3시간 정도 선잠 자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밥과 물, 방풍비닐을 나눠 주고 센터 위치를 설명 한 뒤 명함까지 건넨다. 노숙인들이 대답은 하는 건지 물품은 받는 건지 모를 정도로 소극적이어서 김 팀장과 동료는 항상 먼저 다가갔다.
자원봉사자는 “저분은 김밥을 드리면 드시지 않고 버리시니까 센터로 안내만 해드려요”라고 말하며 감기약만 건네고 가기도 했다. 노숙인들 개개인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었다.
김 팀장은 “대부분 어려운 집안사정이 있거나 반복된 실패 뒤에 무력감을 느껴 마음을 닫거나 포기상태이기 때문에 설득도 통하지 않는다”며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조금 마음이 열리는 것 같다”고 노하우를 털어놨다.
한번 하기도 버거운 일을 이들은 수년째 해왔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어디 가세요”라며 꽃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김 팀장을 따랐다. 예상 못 한 그곳에 노숙인이 있었다. 매트리스와 이불 등 그럴 듯하게 잠자리도 마련된 상태였다.
이렇게 일일이 노숙인들의 특성에 맞춰 김밥과 약 등을 전달하기를 2시간. 은행교, 목척교, 북부교 등 대전역 일대를 부지런히 돌아 센터로 복귀했다. 따뜻한 물이 떨어지면 신입직원이 뛰어서 금 새 가져오기도 하고 외면하는 노숙인에게 방풍비닐도 여러 겹 덮어 주는 김 팀장과 직원들이었다. 심지어 2시간 잠깐 쉬고 또 한 바퀴를 돌아야 한다.
김 팀장은 “대전은 노숙인은 300~350여명 정도로 적은 편이다. 200명 정도는 자격증 취득, 잠자리 제공, 취업지원 등 꾸준한 관리를 해주고, 그 중 10명 정도만 완전히 사회로 복귀한다”고 말했다.
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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