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 부채 통합관리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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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방 부채 통합관리 한계도 있다

  • 승인 2013-12-16 18:37
  • 신문게재 2013-12-17 17면
부채 통합 관리체계가 추진되면 지방공기업 부채 해결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구조가 될 것 같다. 지자체, 지방공기업, 출자·출연기관별 부채를 지자체가 총괄 관리하는 체제다. 부채의 큰 몫을 차지하는 지방도시개발공사 등의 경영 적자 감축은 지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지자체에 자기 책임을 부여하기 전에 던져지는 의문이 있다. 지방공사들의 부채가 52조원에 달하고 4년간 20조원이나 증가하도록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주민감시를 통한 예산 통제는 왜 불가능했는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에도 직면하게 된다.

물론 방만한 경영이 가능한 배경부터 당장 없애야 한다. 적자에 별로 신경 안 쓰는 구조, 즉 재무건전성 비중이 낮은 경영평가 기준은 놔둔 채 지방공기업 기관장을 몇 번이고 바꿔봐야 해결 방안이 되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대책은 사업의 비용과 효과를 잘 분석하지 않은 관행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돼야 한다.

지방공사와 공단의 부채 증가의 원인은 개발사업 확대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와 사업 성과 부진이 한 원인이 됐다. 일부는 보금자리주택 같은 국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했다. 정부 주도 사업인지 공기업 자체 사업인지가 애매한 사업도 없지 않다. 상·하수도와 도시철도 적자는 공공요금 수준과 맞물려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 같은 구조적인 요인까지 살피면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따라야 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자본 잠식이 심각하고 효율성 제고가 도저히 어려운 부실 공기업에 대해 통폐합과 민영화, 퇴출 등 강수를 둘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지방공기업의 손실 누적이 지자체의 재정 부담으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 무리한 부채 관리 과정에서 지방재정 파산이 초래되지 않아야 함을 미리 지적해 두려는 것이다.

지방공기업도 주민 편의와 수익을 위해 지자체 예산으로 세워진 기업이다.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등 재무건전성에만 치중하다 설립 취지에 맞는 운영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다. 이 역시 경계할 점이다. 리스크 관리를 하되 재정 건전화, 합리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곁들였으면 한다. 지자체 책임으로 통합관리한다고 부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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