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이 점점 떨어지면서 2층에 비해 2~3배 비싼 1층에 영업점을 두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상가 건물주 또한 저녁과 주말에 영업하지 않는 은행에 1층을 임대해줄 경우 상권 형성이 어렵다고 느껴 입점을 기피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과거 비싼 임대료를 주더라도 1층에 영업점을 두고 운영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은행들이 최근에는 2층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은행들은 1층의 비싼 임대료에 부담을 가질 뿐 아니라, 고객이 창구를 직접 찾는 비중보다 비대면 채널 사용비중 등이 더 높아 임대료가 비싼 1층을 고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3/4분기 금융서비스 전달채널별 업무처리비중'을 조사한 결과 창구업무비율은 전체 거래 중 11.6%에 불과했다.
비대면 채널인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모바일뱅킹 거래비율이 47.2%, ATM기 업무비율이 41.2% 달할 정도로 창구 거래 고객은 많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은 지점 운영에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세종시에 진출한 시중은행 역시 1층보다 2층에 더 많은 영업점을 두고 있다.세종시금고를 운영 중인 우리은행 역시 영업점을 2층에 두고 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2층에 점포를 두고 영업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곳 영업점 중 1곳이 1층에 있지만, 조만간 나머지 1곳 영업점도 2층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세종시에 진출한 대부분 시중은행이 2층에 영업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세종시는 임대료가 명동과 비슷한 수준이다. 1층에 영업점을 두는 것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창구이용 고객 또한 줄고 있어 2층에 영업점을 두고 운영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은행과 같이 건물주 또한 은행들의 1층 임대를 꺼리고 있다.건물주들은 1층에 유동인구 출입이 잦은 편의점이나 커피숍, 빵집 등을 두고 일찍 문을 닫는 은행은 2층으로 임대주기를 원하고 있다.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은행을 1층에 임대하게 되면 저녁 시간은 물론 휴일과 주말 등 문을 닫는 시간이 많아 상권 형성이 어렵다”며 “이 때문에 은행은 2층에, 1층은 상업적으로 활용해 영업도 잘되고 임대료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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