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효과를 노려 대형 유통시설이나 일반 기업체 등에 집중된데다 실제 적발 건수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겨울은 전력수급 사정 호전과 경기침체를 감안, 공공기관이나 대규모 전기 사용자에 대한 절전 규제가 완화돼 이같은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16일 대전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년 2월 말까지 공공기관과 민간시설을 대상으로 동절기 에너지절약 대책이 추진된다. 공공기관의 경우 건물 실내온도를 18℃ 이하로 유지하고, 엑스포다리와 같은 경관조명 시설물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불을 꺼야 한다.
민간시설이나 기업체 등은 실내온도 20℃ 이하 유지, 난방기를 가동한 상태에서 개문 영업행위가 금지되며, 홍보 계도기간이 끝나는 내년 1월1일부터 위반할 경우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2011년 여름부터 에너지절약 대책이 시행된 이후 이제껏 단속 건수는 19개 기업체, 5000여만원의 과태료 부과에 불과하다. 지난해 겨울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피크시간대에 에너지절약 대책을 어긴 19개 업체를 적발하는데 그친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경우 냉·난방기를 가동한 상태에서 개문 영업행위가 빈번하지만 실제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없다. 현장을 적발하는 단속이 쉽지 않을 뿐더러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쇼핑환경이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의 에너지절약 대책이 야속하지만 적발을 우려, 울며 겨자먹기로 따르는 상황이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매번 대책이 시행되면 본보기로 단속이 나온다”며 “쇼핑객들의 불만이 높지만 자칫 단속에 적발될 경우 이미지 타격 등을 우려해 시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겨울은 지난해 겨울과 올 여름보다 전력수급 사정이 호전돼 공공기관의 경우 피크시간대 20% 절감, 산업체는 3~15% 절감 규정이 제외됐다.침체된 경기사정을 고려해 대규모 전기 사용자에 대한 절전 규제도 대폭 완화된 것이다.
자치단체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절약 대책과 관련해 적극적인 단속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정부의 잘못을 시민들에게 과태료 부과 등으로 규제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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