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씨름연합회 회원들이 계룡공고 씨름 훈련장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씨름 연습과 경기를 갖고 있다. |
대전씨름연합회 회원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계룡공고 씨름장에서 후배들과 씨름 대결을 펼친다. 전직 씨름선수 출신들이 대부분이지만 샅바 한번 매 보지 않은 초보자들도 있다. 과거의 명성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 종목이지만 샅바를 움켜쥔 이들의 눈빛에선 승리를 위한 강한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씨름은 힘과 기술의 조화로 승부를 겨루는 우리민족 고유의 스포츠다. 제 아무리 체격이 좋고 힘이 세다 하더라도 기술을 부리지 못한다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처럼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힘쓰는 운동이라면 무엇이든 자신 있었던 배진성(38)씨는 자기보다 체구도 작고 어린 후배들에게 힘 한번 못써보고 제압당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배씨는 “씨름은 단순히 힘으로 승부하는 운동이 아닌 기술과 예(禮)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승자와 패자가 서로 격려하며 성장하는 운동이 씨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힘을 겨루는 격투기 종목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보기에 거칠고 부상의 위험도 많아 보인다. 씨름에 대한 흥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도전을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전씨름협회의 훈련과 경기를 총괄하고 있는 우민권(31)씨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아마추어 운동의 기본은 승부가 아닌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며 “아마추어 규정에 맞춰 훈련을 지도하기 때문에 회원들 모두 부상 없이 운동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 모두 씨름을 하게 된 사연은 다양했지만 이들이 하나 같이 바라는 점이 있다. 바로 침체된 국내 씨름의 활성화다. 80년대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축구 한·일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국민적인 스포츠 이벤트였다. 하지만 현재의 씨름은 명절에나 가끔 방송을 통해 비춰질 뿐 프로야구와 축구에 밀린지 오래다. 최근에 터진 승부조작 사건은 씨름 부활의 조짐을 보였던 씨름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체육학 박사 출신인 조기찬(40) 사무국장은 “한때 8개에 달하는 프로씨름단이 해체 되면서 국내 씨름계가 침체 일로를 걷는 듯 보이지만 생활체육 분야에서는 동호인들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며 “초등학교 씨름 교실과 여름철 해수욕장 씨름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성 행사를 통해 씨름을 새롭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사무국장은 “씨름은 '민족의 얼'이라 표현할 정도로 반드시 지켜야할 전통 스포츠”라며 “지역 생활체육회와 더불어 씨름 활성화를 위해 다 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생활체육 대전광역시 씨름연합회는 현재 25개 클럽 1500명의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합회장배 씨름왕 선발대회를 비롯해 여자씨름대회, 어린이 씨름왕 대회 등 국내 씨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씨름대회 개최 또는 강습에 대한 관련 정보는 국민생활체육 전국씨름연합회 또는 대전씨름연합회에 문의하면 관련 정보를 안내 받을 수 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