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선 변별력 약화로 내신이 무력화되고 논술·수능 비중이 강화를 우려하는 반면, 특목고 자사고 등 내신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성취평가제는 학생의 내신성적을 성취도에 따라 A-B-C-D-E-(F) 등 6단계로 나눠 매기는 절대평가 방식의 학생평가 제도다.
일반고 교사들은 이 제도 도입과 관련해 고교 서열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존 학사체제와 크게 달라진 성취평가제가 시행되면 진학지도나 평가기준 마련이 어렵다는 이유에다. 절대평가 방식으로는 공정한 내신 평가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A고 교장은 “내신의 객관성 확보가 제도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에서 '내신 부풀리기'가 없도록 엄정해야 한다”며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 일반고에서는 성취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정확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사실상 변별력이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력 평가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반갑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특목고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결국 친구의 불행이 내 행복이 될 수도 있는 그동안의 내신 체제인 '정량평가'는 학생들의 경쟁을 부추겼다”며 “교사 스스로 소신과 원칙을 갖고 평가해준다면 학생들 또한 학습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각차는 15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내놓은 '학생평가 방법 개선 연구'(연구책임자 김순남) 보고서도 알 수 있다.
교육개발원은 전국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000명과 고등학교 교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원의 45.6%가 성취평가제 도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고등학교 학부모는 긍정적인 의견이 40.4%로, 부정적 의견(29.8%)보다 높았으며, 보통이나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29.8%였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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