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변호사회 첫 법관평가 '촉각'

6개월 설문결과 내주 발표… '객관성 논란' 우려 비밀금고 보관

올해 처음 도입해 시행한 법관평가제 결과가 다음주 발표될 것으로 보여 법조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 변호사가 법관을 직접 평가하고, 법관은 변호사로부터 처음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연초부터 객관성 담보 논란으로 미묘한 신경전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변호사회가 6개월여간 법관에게 해당 변호사 신분이 공개될 수밖에 없는 사건번호까지 직접 기재하게 하고 500건에 가까운 설문지를 수거한 것도 객관성 때문이다.

대전지방변호사회(회장 문성식)는 다음주 올해 처음 대전고법과 지법, 가정법원, 특허법원 판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법관평가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법관평가특별위원회(위원장 손차준)는 16일부터 설문 결과 분석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올 하반기 들어 시작한 설문조사는 11월 30일 모두 마감했다.

마감 결과, 수거된 설문조사서는 480건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1명이 올해 겪은 법관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객관성 담보를 위해 최소 5건 이상의 설문조사서에 이름이 기재된 법관을 평가 대상자로 선별했다. 설문조사서가 1~4건 이하인 법관은 제외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최종 평가 대상자는 36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기준은 공정성, 품위·친절성, 직무성실성, 신속·적정성 등으로, 발표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시행하는 만큼 평가 점수가 높은 상위 법관 명단만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하위 평가 법관까지 공개할 경우 서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법관평가특위가 설문조사서 보관을 위해 별도로 '비밀금고'까지 마련할 정도로 보안에 신경 쓰는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물론, 법정에서 법관들의 부적절한 언행 등의 사례는 공개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다.

변호사회 관계자는 “객관성 논란이 제기되지 않을 정도로 변호사 참여를 독려했고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건 과감히 폐기했다”며 “결과를 떠나 가장 중요한 건 공정한 재판과 법조계 전체 신뢰 회복”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