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공영 노상주차장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지만, 같은 1급지에 한 시간 있었는데도 1200원을 달라거나 어떤 때는 1500원을 요구할 때도 있는 등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영수증은 받을 수 없고 요금안내판도 볼 수 없어 따져 묻지도 못한 채 돌아서기 일쑤다.
#사례2. 대덕구 송촌동에서 공영 노상주차장 징수 요원으로 일하는 손모(73) 씨는 요금을 안 내고 줄행랑을 놓는 차량 때문에 골치다. 화장실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나 오후에 주차하고 징수 요원이 퇴근한 시간에 출차한 경우 요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 씨는 화장실은 최대한 적게 가고 식사도 거리에서 하며 밤 10시까지 차주를 기다리는 때도 있다.
대전에서 민간 위탁된 공영 노상주차장 관리가 방치되면서 징수 요원과 이용자 사이의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본보 13일자 5면 보도, 공영주차장 주차요원 열악한 근무환경 '뒷짐' >
갈등 예방 시스템이 도입돼 시행 중인 타 시·도와 대조적이다.
본보가 파악한 결과, 서울 영등포구는 37곳의 노상주차장에 41개의 투명한 주차부스를 설치해 징수 요원들이 눈비와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시설을 지원했다. 경기 여주군은 공영 노상주차장 10곳에 주차부스를 설치하고 전기히터를 지원했으며, 코트형 근무복을 지급하기도 했다.
요금 징수체계를 개선한 지자체도 있다.
경기 성남시는 노상주차장 징수 요원들이 PDA 단말기를 이용해 주차 차량의 요금을 자동 계산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필요한 경우 카드결제와 영수증도 발급하고 있다.
부천시는 최근 주차요금 징수를 위한 스마트폰앱을 개발해 민간위탁 노상주차장 징수 요원이 스마트폰으로 요금을 계산하고 받을 수 있도록 해 요금 분쟁을 예방하고 있다. 특히, PDA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노상주차장 요금을 징수하는 지자체들은 조례를 제정해 이용료를 내지 못한 차주가 은행에서도 낼 수 있도록 고지서를 발송하는 등 미납주차요금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은 민간에 위탁한 2061면의 공영 노상주차장 모두에서 징수 요원이 손으로 쓴 수기방식으로 요금을 받고 있다. 야간에 징수 요원 '마음대로' 가격이 결정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징수 요원이 주차요금을 납부하지 않은 차량을 구청에 신고해도 요금은 받을 수 없으며, 위탁계약자가 요금징수원들에게 사납금을 받는 방식이어서 근무환경이 아주 열악한 상태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사례들은 지역 시설관리공단이 노상주차장을 관리해 적정한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었다”며 “PDA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원명분이 약하고 예산확보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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