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시험을 친 대전 모 고교 3학년 A군은 최근 '서울이냐 지방이냐'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지방 국립대와 서울 사립대 진학문제를 두고 장고 끝에 A군이 내린 결론은 서울이었다.
A군은 “대학 졸업뒤 취업문제, 사회생활, 경제적 형편 등 많은 부분에서 고민을 했다”며 “돈을 더 들겠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에 정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중3 딸을 두고 있는 40대 직장인 B씨는 얼마 전 자신이 살던 집을 팔고 월세방을 얻었다.
B씨는 “아들이 고등학교 때부터 서울에서 다니고 싶다고 해 딸과 와이프는 서울에서 전세방을 얻었고 나는 대전에 남았다”며 기러기 아빠가 된 찹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자식은 한양(서울)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서울로 가야 출세의 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현재도 이같은 세태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지난 7월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4대 권력기관 고위직 152명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대학 가운데 9곳이 서울 소재 대학이었다.
서울대 39.5%, 고려대 14.5%, 경찰대 7.2%, 연세대 6.6%, 동국대 5.3%, 성균관대 3.9%, 방통대 3.3%, 육사 3.3%, 한양대 2.0% 등의 순으로 권력기관에 고위 공직자가 많았다. 지방대 가운데에는 유일하게 영남대(2.0%)가 상위 10걸에 턱걸이했을 뿐이다.
17개 부처 고위공무원단 567명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서울에 있는 상위권 대학을 나와야 출세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가운데 수도권 대학 출신은 82.4%(467명)인데 반해 비수도권 대학출신은 16.8%(95명)에 불과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29.1%(165명), 연세대 9.2%(52명), 고려대 8.5%(48명), 한양대 6.5%(37명), 성균관대 4.9%(28명) 등의 순이었다.
'서울 제일주의'는 의료, 문화예술 등 사회 각계에 걸쳐 만연해 있다.
우리나라 문화예술진흥기금 전체 지원 액수 가운데 63%가 서울에 집중돼 있을 정도다.
'서울 제일주의'를 해결하려면 제도적 개선과 지방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임동오 중부대 총장은 “지역 내 인재유출을 막고 서울 집중 현상을 막으려면 관공서 및 기업에서 지방대 할당제 등을 확대 해야 한다”며 “지방의 교육현장에서도 학생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 지역 인적자원 발전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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