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남권 25개 대학 간 실시될 예정인 학점교류 제도를 두고 기대반 우려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대학간 활발한 학생 교류를 통해 다양한 학습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학생에게 오히려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는 걱정도 함께 감지되고 있다.
대전충남총장협의회는 최근 열린 하반기 회의에서 회원대학 간 학점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3년 전 체결한 회원대학 교류협력협정서에 '학생교류 및 상호 학점 인정' 조항을 신설했다. 학점교류는 학부생이 교류 대학에서 수강할 때 학점을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이날 협정으로 총장 협의회에 회원교에 다니는 학생은 다른 회원교에서 수업을 받고 학점을 딸 길이 열렸다. 2000년대를 전후해 지역 내 일부대학끼리 학점을 교류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25개 대학이 한꺼번에 무더기로 시행하기는 처음이다.
총장협의회는 학점교류 시행 시기 및 범위 등 세부 사항은 향후 대학별 실무진에서 결정키로 했다.학점교류는 지역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회원 대학간 활발한 교유 협력을 통해 우호를 증진하고 공동 발전을 가져온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리적으로 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가까운 대학에서 일부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학점교류의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부 우려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기 과목의 경우 해당 학교 학생도 수강하기 어려운 데 다른 학교 학생까지 문호를 개방할 경우 더더욱 수강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모 대학 3학년 A씨는 “인기 교양 과목은 수강신청 기간이 시작되기 무섭게 정원이 다 차버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다른 학교 학생도 신청할 수 있다면 본래 학교 학생의 학습권이 피해받는 것 아니냐?”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대학별로 학생 실력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같은 장소에 여러 학교 학생이 섞여 수업받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타 학교에서 수업을 수강할 경우 강의 또는 시험 준비를 위해 도서관 등 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학교가 아닌 관계로 제약받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총장협의회 관계자는 “학점교류는 일부 우려되는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대전 충남 대학의 공동발전을 위한 것으로 이같은 점은 향후 대학별로 조율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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