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배에 협박당한 변호사 왜?

성공보수금 세금신고 누락 알아채고 수차례 현금 갈취

한 변호사가 있다. 대전지방변호사회 소속인 그가 협박을 당했다. 그것도 중학교 선배라고 하는 사람에게 당한 것이다. 법률자문 의뢰를 받고 일을 잘 처리했지만, 선배라는 사람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변호사임에도 협박을 받고도 순순히 선배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왜일까. 변호사 A씨는 2008년 중학교 선배 B(49)씨로부터 법률자문을 의뢰받았다. 대전 북유성IC LPG 충전소 신축 인ㆍ허가와 관련한 사안이었다. 대가로 B씨는 착수금 2000만원과 성공보수금 4000만원을 A씨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최근 B씨가 빚 독촉에 시달리는 등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 이에 B씨는 A씨가 과거 성공보수금에 대해 세금신고를 누락한 사실을 알고 그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B씨는 올해 5월 A 변호사의 휴대전화에, '돈을 주지 않으면 성공보수금에 대해 세금신고를 누락한 사실을 청와대, 국세청, 변호사협회에 진정을 내고, 당신 사무실과 변협 사무실, 법원 앞에서 삭발시위를 해 폭로하겠다'는 메시지 등 여러 차례 같은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이에 A 변호사는 같은 달 세 차례에 걸쳐 모두 3100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B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B씨는 또다시 2억원을 요구했고 5000만원을 받는 등 A 변호사를 공갈해 모두 8100만원 상당을 받아냈다.

B씨는 A 변호사 외에도 자신의 사촌 동생에게 주식 매수대금 명목으로 10억원 상당을 줬다가 돌려받지 못하자, 사촌 동생의 처를 압박해 1억5000만원을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대전지법 형사6단독(판사 이용균)은 공갈(미수)과 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용균 판사는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자숙하지 않고 여러 피해자에게 상당한 피해를 줬으며, 피해회복조치도 온전히 이뤄지지 않아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