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복 극작가·꿈실현 아카데미 대표 |
잘못된 속담이다. 쥐덫 안에 놓인 치즈야 말로 목숨이라는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공짜가 너무 만연하다. 새 생명이 태어나 2~3년 지나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무상으로 보육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이 무상교육에 무상급식이 중학교까지 이어지고 있고, 곧 고등학교에까지도 무상시리즈가 이어질 예정이라 한다. 이같이 무상시리즈가 만연하다보니 사회 전반에 걸쳐 눈먼 돈처럼 보이는 나랏돈 찾기에 혈안이 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얼마전 한 언론 기사에는 사회적 기업들이 불법으로 타낸 정부 보조금이 30억 원이 넘었다고 보도됐다.경찰이 특별 단속을 벌여 1332명이 검거되었으며, 이들 가운데 18명은 구속됐다고 한다. 어디 그 뿐이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액 총 469억 원을 유관기관에 통보해 모두 환수 조치할 계획이라 하니 공짜인 줄 알고 나랏돈 집어먹은 사람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 되리라 생각한다. 얼마나 괴로울까? 그리고 그 자녀들과 친인척, 그동안 가까이 지내던 지인들에게 얼마나 부끄러울까?
이것만은 알아두자. 쥐덫 안에 놓인 것을 건들면 나만 죽으면 된다. 그러나 나랏돈을 잘못 먹으면 나만 죽는 게 아니다. 내 가정이 무너지고, 내가 속한 기업이 무너지며 더 나아가 사회와 국가가 무너진다.
올해 9월 현재 나랏빚이 1000조원에 육박했다하며, 가정의 부채도 970여조원에 가깝다 한다. 여기에 지방관청에서 안고 있는 빚까지 합치면 나라 전체가 빚 투성이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나라를 위한다 국민을 위한다 투쟁만 하며 국회의원을 더 늘리자고 떠들어 대고 있다. 국회의원 더 뽑아 길거리 투쟁하는데 세 불리기나 하려는 것인가. 지난 대선 때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국회 의원수가 적어서 일을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의원 수 줄여서 정치권이 먼저 변화의지 보이고 국민고통 분담하고 효율성 높여야 한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당시 국민의 반응이 어떠했나 생각해보면 답은 확실하다.
이렇게 빚은 늘어나는데다가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고령화가 진행되다 보니 산업구조와 가족구조가 변했다. 때문에 국가에서는 늘어나는 사회서비스의 수요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가 사회적 자본 지원센터 수탁기관으로 위촉한 기관들 가운데 '(사)풀뿌리 사람들'(이사장 송인준)도 있다. 이곳은 '참여로 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적 기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안내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해당 분야에 유능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풍부한 강사들을 초청, 사회적 기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필자도 사회적 기업 창업과정 개강식부터 전 과정을 청강한 바 있는 데 이사장의 인사말에서부터 대부분의 강사들이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국가 보조금이 종자돈임을 강조 하고 아울러 사회적기업의 성공 요인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었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해결하고 싶은 사회적 문제는 무엇이고, 그것은 사회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지를 따져야 한다. 또 해당 문제가 지속 된다면 사회적으로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현재 제시되고 있는 해결책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제시되고 있는 한계는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그것들과 어떻게 다른가를 꼼꼼히 따져본 후 실천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나아가야 할 길이 분명히 보인다.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는 이들에게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은 눈 먼 돈이 아니다. 더구나 쥐덫 안에 놓인 공짜 돈은 더욱 아니다. 그것은 농사짓는 농부가 다음 해 농사를 짓기 위해 씨종자로 남겨두는 종잣돈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종잣돈. 사회에 밝은 변화를 가져오고, 미래에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있는 소중한 씨종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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