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도 하반기 대전·충남지역 총장협의회가 11일 대전 유성구 호텔인터시티에서 열려 참석한 총장들이 지방대학 육성과 대학 구조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로 위기에 몰린 지역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정치권과 공조에 나선다. 향후 거세게 진행될 구조조정에서 지방대만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아보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충청권 3개 시·도지사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다만, 정부 로드맵에 비춰 대응 시간이 촉박, 정치권과의 공조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전 충남권 26개 대학으로 구성된 대전·충남 지역총장협의회는 11일 오전 11시 유성 인터시티호텔에서 2013년 하반기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19개 대학 총장 및 부총장들은 지역 정치권과 손을 잡고 구조조정 관련 간담회 또는 공청회를 추진키로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개최 시기와 장소 등은 향후 실무진 협의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
지역대학 총장들이 정치권에 SOS를 보낸 이유는 구조조정 칼바람을 조금이라도 피해보자는 절박한 바람에서다. 서울 및 수도권대와 지방대를 획일적으로 평가한다면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지방대만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입법과 지방행정을 맡고 있는 국회의원, 시도지사와 공동으로 대응한다면, 지방대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볼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 지역대 총장들의 계산이다.
최갑종 백석대 총장은 “대학의 구조조정은 단순히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및 인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구조조정에 따라 지역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 입법을 담당하는 지역 여야 국회의원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재대 김영호 총장은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등 지역 출신 대통령직속 기관 인사들을 초청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아이디어를 냈다.
광역 지자체의 참여도 촉구했다.
공주대 서만철 총장은 “얼마전 충남권 대학총장들이 안희정 충남지사를 만나 대학 구조조정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감을 나눴다”며 “대전도 대전시장에게 이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건의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며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대 총장들의 바람대로 지역 정치권과 공조체제 구축이 이뤄진다고 해도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시간이 너무나 촉박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고강도 구조조정을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를 만들 계획이다. 이같은 노력이 너무 늦게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의석수에서 밀리는 대전 충청권만의 결집으로 정부 정책 변화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 런지도 의문이다. 대전 충남뿐만 아니라 영호남 강원도 등 비수도권 다른 지방과의 공조도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방대에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각론에서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부분도 넘어야 할 산이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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