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기술과 예술, 공학과 콘텐츠를 아우르는 인재로 다듬어진 것이다.'
우수한 전공 실무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교육을 통해 3년 연속 85% 이상 취업률을 유지하며 다른 대학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한국폴리텍Ⅳ대학 서규석 학장의 교육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한국폴리텍Ⅳ대학 학장으로 첫 발을 디딘 서 학장은 기업이 폴리텍 대학 출신을 믿고 채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교육'을 확대하고, 다양한 직업교육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편집자 주>
▲당진 출신인 서규석 학장은 좀 시골스럽지만 날카롭다. 책을 무려 10권이 나 써낸 집필가다. 앞으로 100권까지 책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혀 주변을 놀라게 했다.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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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학교가 교육을 독점하는 시대는 지났다.
폴리텍 대학은 담장 하나에만 국한돼 있는 게 아닌 이제 담장을 없애고 기업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특징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 기업에 맞는 학생들을 맞춤형 교육을 하는 곳이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폴리텍 대학의 권역대 학장으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산학협력을 통해 기술개발을 하고, 이를 전파해 기술 씨앗도 전파해주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 폴리텍 대학은 우리나라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배운 것을 지역사회에 되돌려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베풀어야 하고 기업들에게는 우수한 학생들을 길러 좋은 인재들을 연결시켜주는 '디딤돌' 역할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직장을 통해 자기실현을 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
-폴리텍 대학에는 어떠한 인재들이 오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2년제 전문대학이긴 하지만 여러 환경에 따라 4년제 대학을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오고 있다. 사실 폴리텍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격을 면면이 파악하지 못했지만, 특수한 여건도 있고 일부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이 어려워 재취직하기 위해 찾는 학생들도 있다.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라면 언제든 환영하고 싶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취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을 오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술과목 위주로 수업이 진행돼 다른 부분은 소홀히 하기 마련이다. 과학기술은 인문학이 뒷받침돼야 강해질 수 있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도 기술과 인문학적 상상력의 결합으로 가능했던 것처럼 기술발전의 토대는 인문학적 상상력에 있다.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로운 바람처럼 인문학적 소양을 마음껏 키우고 여기에 기술을 겸비해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폴리텍 대학으로 키우려고 한다.
-앞으로 대학발전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 '약속은 적게 하고 실천은 더 하라'는 속담처럼 권역대 학장으로서 몇 가지 과제를 생각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인 양성을 하는 국책대학으로 고용률 70%를 달성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청년실업 저성장에도 고용률 70%, 취업률 88%를 목표로 뿌리산업부터 첨단산업까지 모든 교육을 책임지고 전문기술인 양성을 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학교 담장을 더 낮추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기존 전문대학ㆍ대학의 교육이 학교 담장 안에 갇혀 있었다면 사회와 기업이 원하는 교육시스템을 갖춘 유일한 대학이 폴리텍 대학이고, 그런 점에서 우리 대학은 '담장 안의 교육'을 탈피한 지 오래다.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개방형 교육을 확대해 다양한 직업 교육을 제공하고 봉사하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대학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으로 생각하는 게 있다면.
▲베이비부머 세대와 기업체 사람들에게 주기적인 밑거름으로 평생교육 자료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베이비부머 세대들과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학과를 개설해서 많은 분들에게 기술교육을 통한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 30여 명이 전기전자분야, 유비쿼터스분야를 수료했다.
일부 여성들에게는 기술이라는 것을 배우는 것은 모험이 될 수 있겠지만, 결혼을 한 여성들은 취업하기가 어렵다.
이제 기업과 지역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대학 혼자서 육성한다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대학은 기업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것을 교육훈련프로그램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마땅히 일할 곳이 없어 출구를 찾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문을 열고 제 2의 직업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교육은 기술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지역사회 문을 열고 지역사람들에게 제 2의 직업을 찾도록 하면 좋겠다.
-정치권과 인연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학장으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정치를 하다 와서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점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도 있어 더욱더 조심스럽다. 대학의 책임자로 교직원들의 근무여건 및 복지를 향상시키려는 노력과 더 마음 편히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재임기간 중 학교발전을 위해 몇 가지 현안과제도 있어 잘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을 했다는 점을 활용해 예산이 필요한 부분은 지역 현역위원을 찾아가 도움도 요청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ㆍ정리=박수영 기자
●서규석 학장은…
▲1984~85년 연세대학교 강사 ▲1984~85년 청주교육대학 강사 ▲1991년 배재대학교 국제자원개발학과 강사 ▲2012~13년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정책학, 과학기술행정) 특강(동남아시아의 문화와 예술) 2005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2009년 충남대학교, 2010년 충북대학교, ▲2011년 예술의 전당, 2012년 한국예술대학, 목포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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