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형유통업체, 상생의 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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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형유통업체, 상생의 문 열리나

  • 승인 2013-12-10 18:10
  • 신문게재 2013-12-11 17면
10일 대전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점장 등이 머리를 맞댄 간담회가 시선을 끈다. 지역사회 공헌에 팔을 걷어붙인다는 말이 진의라면 쌍수 들고 반길 일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은 막대한 지역자금 역외 유출과 주변상권 위축 등 지역경제 '블랙홀'로 인식된 면이 컸기 때문이다. 지역과 윈윈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대전시와 자치구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간담회의 배경에는 대·중소기업 상생 등 사회적 분위기도 작용했을 것이다.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대형유통업체의 시장 잠식, 골목상권 위협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깨는 것은 지역사회 공헌의 주요 몫이다. 출점 제한과 자율 휴무 준수는 기본이고 골목상권과 중소유통 도매상들이 인정하는 수준의 상생협력을 펼쳐야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다.

대형유통업체들의 인색함은 백화점 3.7%, 대형마트 4.5%에 불과한 지역상품 구매율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주민복지사업이나 장학금 지급 등 순수 공익사업은 내놓고 공개하기 민망할 정도다. 천안지역을 예로 들어도 대형유통업체들의 한 해 매출액이 지자체 1년 예산에 맞먹지만 사회 환원 실적은 생색내기 수준이었다.

높은 매출액과 영업이익과 달리 더 쪼그라든 지역사회 기여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공익사업 참여 확대, 지역상품 진열 판매 확대 약속은 지켜져야 할 것이다. 일부 백화점과 근접한 전통시장의 상생발전협약, 대형마트의 복지만두레 결연과 마을 기업 입점, 일자리 창출과 같은 상생협력 사업도 양질 면에서 대폭 늘려야 한다.

이와 함께 상품 공급점, 창고형 할인매장 등의 신종 꼼수 진출 또한 지역사회 기여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자발적 협의체를 통한 기여가 시민 누구나 체감하는 수준이 됐으면 한다. '상생'이나 '공정'이 겉돌 때는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대책을 내놓지 않을 수 없다.

대형마트 관계자까지 “매출액에 비해 투자가 적었다”고 시인한 공익사업 참여, 그리고 지역업체 입점과 납품, 지역상품 상설매장 설치, 지역업체 용역 등 전 부문에서 과감하게 끌어올릴 것을 주문한다. 최고의 지역 공헌은 지역자금의 지역 선순환 구조다. 철저한 지역화가 지역 상생 취지에 가장 완벽하게 근접한다는 사실도 이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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