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도 채우지 못한 열악한 상황에서, 굵직하면서도 복잡한 초대형 사건에서부터 연간 500건이 넘는 행정 사건까지 쏟아지면서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9일 대전고등법원과 지방법원, 가정법원 등에 따르면, 3개 법원이 법원행정처에 증원을 요청한 판사는 모두 21명이다. 대전고법이 9명, 지법이 11명, 가법이 1명 등이다. 대전고법(법원장 박삼봉)이 요청한 증원 규모는 민사부 2곳, 행정부 1곳 등이다. 부서마다 부장판사 1명씩과 배석판사 2씩 모두 9명이다.
고법의 판사 정원은 24명이다. 하지만, 8월말 현재 판사는 17명으로, 7명이 부족하다. 재판부는 당초 행정부와 민사부 3곳, 형사부 등 5곳이었지만, 지난해 김소영 부장판사가 대법관에 임명되면서 민사부 1곳이 폐지된 후 가동을 멈춘 상태다.
고법은 폐지된 민사부 1곳을 복구해 재가동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서해안 유류유출 재판에 대비해 민사부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에 따라 늘어날 행정사건을 감안해 행정부 증원도 불가피한 실정이다.지방법원(법원장 최재형)의 경우 판사 정원은 모두 85명이지만, 현재 실가동 판사는 76명이다. 지법이 가장 우선적으로 증원을 요청한 건 제2행정부 신설에 따른 부장 1명과 판사 1명이다.
정부부처 소속 위원회의 행정 사건은 위원회의 관할소재지 법원이 맡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세종시로 이전한 정부기관의 행정사건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상은 국토해양부 소속의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교육부 소속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고용노동부 소속 중앙노동위원회 등의 행정사건이다.
지난해 기준, 위원회 3곳의 사건만 500건을 넘을 정도로 업무량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법 입장에서는 제2행정부 신설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민사와 형사 재판을 담당할 부장판사 3명과 평판사 6명도 요청한 상태다. 6명이 근무 중인 가정법원(법원장 손왕석)은 판사 1명을 요청했다. 일반 법원과 달리, 청소년과 가정 문제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활동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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