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원안이 낫다' 정부가 인정

최문기 장관, 미창위 회의서 유감 표명… 야권 대응 '주목'

▲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10일 오전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서 예산안 관련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거점지구 핵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을 엑스포 과학공원에 입주시키는 이른바 '과학벨트 수정안'보다 원안이 낫다고 정부가 인정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최문기 장관은 1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과학벨트 원안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책이었지만, 부지매입비 문제로 기획재정부와 조율이 되지 않아 과학벨트 추진이 지체됐다”며 “마냥 그 문제로 과학벨트 추진을 미룰 수 없어 부득이 차선책으로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또 “원안이 관철되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과학벨트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미래부와 대전시는 원안보다 대전에 더 이득이 될 것이라며 과학벨트 수정안을 두둔했다. 그러나 과학벨트 원안에 대해 미래부가 수정안보다 낫다고 인정하면서 향후 야당이 어떤 대응을 취할지 주목된다.

또 미래부가 마련한 과학벨트 기본계획 변경안 내 국가 산단 조성 문제에 국토부가 미온적 태도라 과학벨트위원회에서의 계획안 확정이 불투명하며, 충북도 등 지자체가 국가 산단 조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만큼, 사업 진행에 적잖은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미래부 장관이 원안이 최선이라고 인정하고, 원안을 추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할 정도로 과학벨트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파기의 대표적 사례”라며 “과학벨트의 당초 정책목표와 구상이 대폭 축소돼 앞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막대한 혈세만 축낸 채 성과만 없는 빈 껍데기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대전시당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좌우할 국책사업에 정부부처 간 조율이 되지 않는다고 대통령 공약까지 파기하며 차선을 선택하는 정부가 과연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북도는 이날 국가 산단 조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가 부족하다며 미래부에 수정 의견을 제출했다.

강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