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선관위는 '공명정대' 후보자는 '참공약을'

[이은철]선관위는 '공명정대' 후보자는 '참공약을'

선관위 외길 30년 선거방송 토론관리 시스템 '타이머' 개발 지방선거 6개월 앞 어젠다 개발… 실천가능 공약 제시 이끌 것

  • 승인 2013-12-10 14:08
  • 신문게재 2013-12-11 9면
  • 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강우성 기자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강우성 기자
●중도초대석-이은철 대전시선관위 상임위원

대전시 선관위 이은철(58ㆍ사진) 상임위원. 30여년간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재직한 그는 이른바 '선거통'이다. 대전시선관위를 시작으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사무국장, 대구시선관위 상임위원 등을 두루 거치며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런 그에게 내년은 개인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남다른 한 해다.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도 선거는 다른 지역보다 배는 어렵다. 여야당 어느 한 쪽의 텃밭이 아닌 만큼, 지역민의 표심을 알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더구나 대전은 국회의원 의석수가 여야 모두 3대3으로 나뉘어 있다. 역대 선거마다 후보 간 표차도 크게 나지 않으면서 경쟁도 더 치열하다. 때문에 관리가 쉽지 않고, 불법 선거운동 신고가 들어와도 긴장해야 할 정도다. 또 박근혜 정부의 첫 중간 평가라는 의미가 내재해 어느 선거보다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는 여유 있는 표정이다. '통풍(通風)'이라는 호처럼 그는 소통한다면 직장이나 사회에서든 원만하게 일이 진행될 것이라 믿고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은철 상임위원을 만나 대전선관위의 선거관리 방침과 대비책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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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선관위와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

▲1983년에 공무원에 입문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4시간 일하는 일반회사에 입사했으나 초저녁 잠이 많아 업무가 힘들었다. 그래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수학 때문에 떨어지는 좌절도 맛봤다. 대신 수학이 없는 7급 행정직에는 단번에 합격했다. 그러나 선관위에 배정을 받은 뒤, 선관위가 어디에 있는지도 뭐하는 지도 몰랐다. 어느새 선관위에 들어온 지 30년이 됐다. 되돌아보면 선관위를 참 잘왔다고 생각한다. 일단, 외부적 환경 영향을 받지 않고, 선관위는 역할에 맞는 일만 열심히 한다면 승진의 기회도 있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재직하면서 보람있었던 일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사무국장 재직 때 선거방송토론회에 사용하는 토론관리시스템(타이머)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각 방송사의 각종 방송과 토론회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내년 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관리방침과 대비책은.

▲지난해 양대선거에서 유권자가 중심이 되는 선거관리를 기조로 공명정대하게 선거를 관리했다고 자평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정확한 사무처리를 통해 완벽한 선거관리를 실현하겠다. 이를 위해 완벽한 선거 관리 기반 구축을 통한 수요자 중심의 선거서비스 제공,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하는 예방ㆍ단속 전개, 정책 선거 구현을 위한 매니페스토 활동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매니페스토가 도입된 지 3주기가 되는 만큼, 대전시선관위는 학계 및 시민단체와 함께 어젠다를 개발ㆍ제공해 후보자가 실천 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제시토록 하겠다.

-내년 선거에서도 불법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제 선거가 깨끗하고 투명해졌다는데 모든 국민이 대체로 공감하겠지만, 선관위에서는 아직도 일부 선거범죄에 대해 더욱 단속을 강화해 불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표적인 5대 선거범죄인 △금품ㆍ향응 제공 등 돈 선거 △공무원의 불법선거관여행위 △공천 관련 금품 수수 행위 △비방ㆍ흑색선전행위 △사조직ㆍ관계기관 등 불법선거 운동을 근절하고자 단속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우리 선관위는 지난 6일까지 단체장ㆍ교육감 선거 14건, 기초의원 선거 9건 등 23건을 조치했다.

-SNS 등 온라인 불법선거운동도 우려된다.

▲지난 2011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일을 제외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인터넷을 통해 자유로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SNS와 관련, 익명성을 이용한 후보자 비방이나 허위사실 유포 및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단체나 공무원의 조직적인 선거 관여는 해결해야 될 과제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며, 대전선관위도 사이버분석팀과 사이버조사팀을 20명으로 설치,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공감은 가지만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선거일을 제외하고는 시기제한 없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SNS이용 선거운동과 문자메시지 등이 가능해졌다. 이에 시민들이 모든 방식의 선거운동이 가능한 것으로 착각하기도 쉽다. 그러나 인터넷과 문자메시지, 전자우편을 이용한 선거운동만 평상시 가능하며, 전화나 말로 하는 선거운동은 법정선거운동기간인 5월 22일부터 6월 3일까지만 가능하다. 또 문자메시지는 자동동보통신으로 한 번에 20인을 초과해 발송할 수 없으며, 전자우편의 경우, 전송대행업체를 통해 발송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달라.

-선거 이후 공정성 시비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관련,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선거의 불공정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때문에 내년 선거에서는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 등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개표과정에서도 투표지분류기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투표지분류기의 운영프로그램을 공개ㆍ검증하겠으며, 사용자 인증과 프로그램 위변조 여부 검증절차를 반드시 거치는 보안프로그램을 사용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투표 개시부터 개표종료까지 모든 과정을 정당과 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을 참관토록 하며, 유권자의 신뢰를 위해 투개표과정 등 주요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선거마다 투표율 저조가 문제인데.

▲최근 10년간 투표율이 급속히 하락하는 추세다. 대전만 보더라도, 첫 지방선거 때 투표율은 66.9%였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52.9%로 전국 평균(54.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조사결과,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개인적 사유가 가장 많았으며, 정치 무관심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내년 지방선거는 현충일부터 시작되는 3일간 연휴를 앞둬 투표율 하락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가 사전투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매체를 동원, 사전투표제도에 대한 홍보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또 젊은 층의 투표를 독려하고자 SNS 등을 이용, 선거 퀴즈 이벤트 등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며, 노년층에게는 방문 홍보단을 운영해 다양한 계층에게 맞는 맞춤형 홍보를 펼칠 예정이다.

-선거구 조정문제와 관련, 선관위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행 선거구 획정은 '표의 등가성'과 '지역 간 대표성의 균형 확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현재 대전시 인구는 153만여 명, 국회의원 지역구는 6석이다. 그러나 광주시는 인구 147만여 명에 대전보다 국회의원 지역구가 2석 많다. 울산시는 115만여 명에 대전과 같은 숫자의 국회의원 지역구로 지역 간 대표성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이같은 지역 간 대표성의 불균형은 선거구 획정 자체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처리될 수밖에 없는 현행 방식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위를 국회에 두고, 획정안이 권고에 그칠 뿐 구속력을 가지지 못한다. 최근 정치권에서 정치권의 관여나 영향력을 차단, 선거구 획정위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획정위를 선관위에 두고, 독립적으로 준 의결 기관화한다면 전문성과 객관성을 담보, 공정하고 중립적인 선거구 획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역 유권자들에게 당부한다면.

▲선거는 선거법이라는 규칙을 두고 상대방과 겨루는 스포츠경기라 할 수 있다. 선수들 간 과잉 경쟁이나 불필요한 비방 등으로 관중인 지역민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정정당당하고 깨끗하게 경쟁해 주시길 당부한다. 시민들께서는 정말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일꾼이 누구인지 지금부터 꼼꼼히 살펴봐 달라. 자질 있는 후보자가 당선될 수 있도록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 술 드시면서 한낱 안줏감으로 정치를 비판하는 것이 아닌 표로써 당당하게 심판하는 슬기로운 지혜를 가져달라. 후보자를 선택할 때, 나를 대신해 일할 사람을 뽑는 만큼, 능력을 보고 판단하자. 혈연과 학연 등에 의한 연고주의나, 지역감정에 편중해 판단하지 말고, 실현 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 투표권을 행사할 것을 부탁드린다.

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강우성 기자

●이은철 상임위원은…

출생:1955년 1월 11일 대전 학력:유성중, 충남기계공고, 고려대 공공행정학 석사 경력:대전시선관위 행정사무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사무국장, 인천시선관위 사무처장, 대구시선관위 상임위원, 대전시선관위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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