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노조가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 이사회 개최 중단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9일 열차 이용객들이 대전역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희 기자 |
철도파업 첫날, 대전역 대합실은 우려했던 혼잡은 없었지만, 노사 갈등에 애꿎은 시민만 불편해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9일 오전 11시 철도노조가 파업을 시작해 2시간 후 대전역 대합실은 평소와 다름 없이 평온했다. 기차를 이용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이용객은 거의 없었고, 2~3분 지연되는 기차를 차분히 기다리며 철도노조의 파업 첫날을 담담하게 맞이했다.
일부 무궁화호 열차는 18분 정도 지연되면서 승객들의 항의가 있었으나, 노조의 파업에 따른 불편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코레일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이날 KTX는 정상 운행했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60%까지 운행했다.
대합실에서 만난 시민들은 노조와 사측의 내부 갈등이 철도운행 차질로 이어지는 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구 선화동에 거주하는 이모(57)씨는 “뉴스를 통해 파업 소식은 들었지만, 시민들의 발을 멈추게 할 사안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휴가를 나온 군인 이모(20) 일병도 “휴가를 받아 대전에 제때에 도착할 수 있을지 조마조마했는데 생각보다 철도가 정상적으로 운행돼 다행”이라며 “나흘 후에 부대에 복귀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파업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전역 대합실은 오후 1시를 넘어서면서 많은 승객으로 붐비기 시작했고, 대합실 안내방송을 통해 열차 지연사실을 연방 방송했다.
이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인력이 부족해 101개 열차가 운행을 중지했고, 화물은 289회 운행에서 104회로 감축됐다.
때문에 파업 첫날은 혼잡 없이 지날 수 있었으나, 철도 운행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승객 수송과 물류 유통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서울에서 대전의 대학교에 통학하는 박모(22)씨는 “독일의 민영화 실패사례가 있는데 민영화 얘기가 왜 자꾸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파업은 이해하지만, 열차가 줄어들면 내일부터 당장 불편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금은 비상 대체인력을 투입해 기차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운행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주말에 혼잡과 불편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기차 운행 여부를 미리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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