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에 의해 암살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인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제공 |
이같은 양 최고위원의 발언은 전날 같은 당 장하나 의원의 '대선 불복'발언에 이어 나온 것으로, 새누리당은 의원직 사퇴 요구 등 격앙된 반응을 보여 모처럼 안정을 찾아가던 연말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라는 무기로 공안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에 의해 자신이 암살당하는 비극적 결말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텐데 국정원이라는 무기로 신공안통치와 신유신통치로 박정희 대통령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국민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연 데 이어 국회 로텐더홀에서 두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및 출당 촉구' 결의대회를 여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결의문에서 “새누리당은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하고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대선 불복 발언과 현직 대통령 저주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 윤리위 차원에서 양승조ㆍ장하나 의원의 제명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날 중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사과하고 두 의원에 대한 징계 조치와 재발방지책 발표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번 사태를 배후조정했다고 여권이 지목하고 있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도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날 장 의원의 '대선불복 발언' 진화에 부심해 하는 상황에서 양 최고위원이 대통령의 '불행한 가족사'까지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당선무효소송,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고, 탄핵까지 추진했다가 국민앞에 석고대죄까지 했다. 대선불복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며 “2003년 9월 김무성 의원이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던 발언은 뭐라고 설명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민주당내 대체적인 분위기는 새누리당의 총공세에 일단 대응을 자제하면서 상황을 지켜보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김대중ㆍ김재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