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영유아 보육기능을 도맡아왔던 가정어린이집의 줄폐업이 우려된다.
지난 3일 국무조정실 산하 유보(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는 제2차 회의를 열고 '유보통합 추진방안'을 확정했다.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유치원 평가와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연계하는 한편, 재무회계규칙 적용 확대와 공통적용 항목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향후 2016년까지 유아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같은 정부방침은 지역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가정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기준이 통합될 경우, 규모가 작고 시설투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는 가정어린이집은 운영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합교육과 보육이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유치원의 영역을 넓혀준 반면, 그동안 지속적으로 가정어린이집을 인가해주도록 한 정책과는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대전지역에서는 전체 어린이집 10곳 가운데 6곳 이상이 가정어린이집으로 무작정 통합하면 이들의 거센 반발도 뻔하다.
9일 보건복지부 아이사랑보육포털에서 공시한 대전지역 어린이집(2013년 11월 기준) 규모는 국공립 28곳을 비롯해 사회복지법인 42곳, 법인·단체 등 17곳, 민간개인 436곳, 가정 1118곳, 부모협동 4곳, 직장 31곳 등 모두 1676곳이다.
가정어린이집은 전체의 66.7%에 달한다.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대로 하면 가정어린이집은 유치원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제도에 맞춰 적정자격과 환경을 갖춘 뒤 설립허가를 받은 보육시설인 가정어린이집인데도 이제와서 규제를 강화하는데 대해 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보육시설에 자녀를 맡기지 않았을 때 지원하는 보육비 대비 가정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을 통한 보육비 지원규모가 2~3배 많아 이들 시설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효순 대전 가정어린이집연합회장은 “유보통합에 대해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정어린이집과 국공립 시설에 대해 동일한 잣대로 무조건식 통합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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