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 목상동에 폐플라스틱 발전소 '불가'

대전고법 “대덕특구 영향권”… 구 허가취소 결정 정당 판결

▲ (주)대덕그린에너지가 폐플라스틱 발전시설을 추진하던 대덕 목상동의 부지.

대전 대덕구 목상동에 추진하던 폐플라스틱 소각 발전시설의 건축허가 취소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허가 취소 처분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해당 시설이 들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이승훈)는 (주)대덕그린에너지(원고, 피항소인)가 대덕구청(피고, 항소인)을 상대로 제기한 건축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대덕구의 건축허가 취소 처분은 정당한 것으로, 업체의 손을 들어줬던 1심 재판부와 정반대의 판결을 내린 것이다.

건축허가를 내줬던 대덕구를 믿었다가 결국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대덕그린에너지는 2011년부터 대덕구 목상동 대덕경찰서 옆 주유소 부지에 4층 규모의 발전소를 추진해왔다.

발전소는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소각해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보일러 시설로 1㎞ 떨어진 대전열병합발전소에 난방열을 판매하기 위한 민간시설이다.

많은 양의 폐플라스틱을 소각하는 발전시설이라는 점에서 신탄진 생활권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대덕구는 2011년 8월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허가를 받은 업체는 40억원 정도를 투자했지만, 대덕구가 6개월 후인 2012년 2월 갑자기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지식경제부 대덕특구 관리계획에 따라 입주할 수 없는 업체라는 이유에서다.

2011년 대전열병합발전소가 폐플라스틱 소각시설을 증설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 측은 발전시설 입주 예정지는 대덕특구 경계선에서 10m 정도 벗어난 곳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도 허가 취소는 재량권 남용이라며 업체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대덕특구 관리계획에 따른 부지는 아니지만, 거리상 환경적으로 대덕특구와 같은 영향권이라는 점을 들어 대덕구의 손을 들어줬다.

발전시설 입주를 강하게 반대해온 지역주민들은 대전고법의 판결을 반기고 있다.

목상동 주민 김순태 씨는 “다량의 폐플라스틱을 소각할 때 다이옥신이나 이산화황 등이 배출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그런 시설을 주택가에 만든다는 게 말이 안 됐다”고 말했다.

업체 측 관계자는 “신중하게 검토한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