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 타결될 경우 쌀에서부터 축산농가의 버팀목인 한우 산업까지 수입 개방 및 관세 철폐에 따른 피해가 기하급수적인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국한우협회 등 농민단체들은 6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가 철폐될 경우 국내 한우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며 “한-호주 FTA 협상을 즉각 철회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호주 FTA, 한우 직격탄= 한-호주 FTA 타결에 따라 한국은 호주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율 40%를 15년 간 단계적으로 낮춘 뒤 2030년쯤 완전히 없애야 한다.
정부는 쇠고기에 대해 15년 관세철폐 양허 및 농산물 셰이프가드를 통해 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호주산의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축산농가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기준 호주산 쇠고기의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은 56.9%로, 미국(38.9%), 뉴질랜드(3.5%)를 크게 앞질러 있다. 실제로 한ㆍ미 FTA 체결로 국내 한우 송아지 가격이 내려가자 농식품부는 올해 처음으로 한우 농가에 FTA 피해보전 직불금을 지급했었다.
이런 이유로 농민단체들은 한-호주 FTA 체결에 따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우협회는 “현행 40%의 관세가 30%로 낮춰지면 호주산쇠고기 수입량이 6% 늘고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면 수입량이 22%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해 기준으로 한우산업 규모는 3조 2000억원인데 관세가 완전철폐 때 연간 4000억원까지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PP 참여 시 농업 피해 불가피= 정부는 한-호주 FTA에 이어 TPP에 참여의사까지 밝히면서 쌀과 쇠고기 등 농축산업 분야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등 12개 TPP 참여국과 우리나라의 농축수산 분야 교역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총 194억 달려 였다. 이중 수출은 총 38억9000만 달러, 수입은 155억 달러로 농축수산 분야의 무역수지는 116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품목 관세 철폐와 예외 품목 사전 금지 등 높은 수준의 개방을 전제로 한 TPP에 참여하면 농축수산 분야의 적자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사용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회장은 “한-호주 FTA와 TPP 참여 시 농산물 중에 쌀과 쇠고기 등의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며 “쇠고기는 폐업보상 정책이 나왔는데, 이는 쇠고기 정책을 포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경제 개방 등 세계적 대세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 강구해 나가야 한다”면서 “따라서 도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3농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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