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모두 고가 브랜드의 패딩을 사달라고 고집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70만원을 훌쩍 넘는 점퍼를 두개씩이나 살수 없지만, 그걸 입지 않으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다는 아들의 말에 며칠전부터 백화점 매장에서 점퍼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지난해 무리해서 사준 노스페이스 패딩은 이제 남편과 김씨의 차지가 됐다.
#2.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 이 모씨(40ㆍ서구 월평동)도 얼마 전 아들이 헤드폰을 사달라는 말에 흔쾌히 대답했다가 정작 가격을 보고는 깜작 놀랐다.
유명 가수가 쓰고 다녀 유행이라는 휴대폰 가격은 100만원을 넘었다.
고등학생 학부모인 김 모씨(44ㆍ유성구 노은동)는 얼마 전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사줬다. 멀쩡히 통화가 되는 휴대폰이지만, 그 폰을 쓰면 '찌질이'소리를 듣는다는 아이의 말에 어쩔수 없이 고가의 최신 스마트 폰을 사줬다. 정작 본인은 아직까지 2G폰을 쓰고 있다. 중ㆍ고교층을 겨냥한 수십만원대의 고가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예민한 사춘기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찌질이' 놀림을 당한다며 사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 외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수십만원하는 패딩에서 부터, 50만원에서 100만원의 유명 헤드폰, 100만원대의 스마트폰에 이어 최근에는 캐다나산 고가 신발까지 청소년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어 부모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명 신등골브레이커인 '캐몽'으로 불리는 캐나다 구스가 입점한 대전지역 한 백화점의 경우 서울이나 수도권 만큼은 아니지만, 상품을 보러 오거나 구입하는 손님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가일수록 좋다는 인식이 강한데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아웃도어 브랜드가 해마다 유행을 타면서 지난달부터 아웃도어 매출이 전년대비 최대 50%가량 늘고 있다”며 “고가제품 위주로 상품 진열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