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택이 아이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만큼 사립초로 전학을 시켰지만 최근 교육부의 영어몰입(이머전·Immersion) 교육 금지 방침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를 위한' 초등교육기관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립초 입학은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하지만, 최근 들어 사립초를 선호했던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립초 입학 '복불복'= 사립초는 매년 높은 인기로 지원 경쟁률이 치솟는다.실제 성모초의 경우 올해 3.5대 1의 경쟁률을, 삼육초는 일반전형으로 2.5대 1을 기록했다.
학부모들은 사립초에 관심을 쏟는 이유로 외국어, 예체능 등 특화된 교육을 꼽고 있다.자녀가 학교에서 쌓게 될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사립초 입학 1년 전부터 영어 유치원, 피아노 등 예체능 등 선행학습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사립초 입학이 추첨을 통한 '복불복'이라는 점이다. 추첨을 통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 한 후 내야 할 등록금도 만만치 않다.공립초의 경우 무상교육인 반면, 지역 사립초(삼육초ㆍ성모초)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 급식비 등 연간 1인당교육비 평균은 626만6000원.
이처럼 1년에 수 백만 원 많게는 대학교 등록금에 맞먹는 학비가 들어가지만, 학부모들은 꾸준히 사립학교를 선호하고 있다. 공립초를 다녀도 사교육비가 든다는 점을 감안해도 부담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예체능 등 특성화 교육을 학교에서 전담해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사립초를 지원했던 한 부모는 “딸아이를 사립초에 보내기 위해 1년 여전부터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영어 유치원을 보냈는데 사립초 추첨에서 떨어졌다”며 “현재 공립초에 입학시키긴 했지만, 미등록 충원이 생길까하는 기대감에 꾸준히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맹목적인 선호 '금물', 부적응 등 우려=교육 전문가들은 사립초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맹목적인 환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사립초를 입학하기도 어렵지만, 반대로 입학 후 학생들이 적응을 못 해 공립으로 전학가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입학 후 같은 교실에서 같은 수업을 들어도 영어 유치원을 나온 학생들과 안 나온 학생들의 영어수준 격차가 크게 벌어져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지역 한 사립초의 경우 학생이 적응을 못해 전학을 가거나, 유학 떠나 결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에게 '대기'를 주고 있다.
아이를 사립에서 공립으로 전학시킨 한 학부모는 “원하던 학교에 들어갔는데 아이가 적응하지 못했다”며 “생각보다 먼 등하굣길과 학교 부적응 등이 이유였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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