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불균형' 심화… 신도심·기업 갈수록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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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불균형' 심화… 신도심·기업 갈수록 인색

유성구, 지난해 모금액 동·중구보다 적어 법인 2.1% 증가 그쳐… 개인 기부는 늘어

  • 승인 2013-12-04 17:48
  • 신문게재 2013-12-05 1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사라져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 ige)'는 사회 고위층이나 부유계층이 사회를 위해 봉사하거나 재산을 환원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전지역에서는 고소득계층이 덜 내고 저소득계층이 더 내는 불균형적인 기부문화가 확산되면서 사회 구성원 간의 열등의식과 소외감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기업 역시 개인보다도 지역환원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연말연시 소외계층이 체감하는 추위는 더욱 매섭기만 하다.

4일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사랑의 열매)에 따르면 나눔캠페인을 통한 일반인 기준 모금액은 자치구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모금회는 해마다 12월과 1월 2개월간 희망나눔캠페인을 벌이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지로 및 순회모금을 받는데 '2013 희망나눔캠페인(2012년 12월~2013년 1월)'에서 서구 1억2894만800원, 동구 1억1863만7560원, 중구 6384만6720원, 유성구 6309만5130원, 대덕구 4710만9630원 순으로 모금됐다.

상대적으로 살림살이가 나은 것으로 평가되는 유성구가 원도심인 동구와 중구보다 모금액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12월~2012년 1월 진행됐던 '2012 희망나눔캠페인'을 통한 모금액과 비교할 때 올해 모금액 변화 역시 서구지역이 전년의 동구지역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저소득계층이 많은 동구지역에서는 작년대비 올해 희망나눔모금액이 8.8% 정도밖에 감소하지 않는 등 지역별 기부문화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동구의 한 주민은 “도시개발이 새롭게 진행되면서 소득이 높은 계층이 신규 개발지역으로 몰려들어갔지만 이들이 주변 소외계층을 생각하는 마음은 오히려 원도심 주민보다 못한 것 같다”며 “이는 주변에서 소외계층의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는 지역민들이 서로 도와야 한다는 마음을 더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씁쓸해 했다.

지역기업 역시 주변을 돌아보는데 개인보다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모금회로 모금된 법인 기부액은 30억7558만7517원으로 전체 기부금 가운데 42.6%의 비중을 차지했다. 앞서 2011년 법인 기부액은 30억1113만3782원으로 비중면에서 2.1%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개인 기부액은 지난해 24억5466만4048원(34.10%)으로 전년 19억212만2456원(28.30%) 대비 금액으로는 29%, 비중면에서는 법인의 2배가 훨씬 넘는 5.8%신장했다.

경제침체 등 열악한 시장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개인의 사회환원 문화는 확대되고 있지만 법인은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불균형적인 기부행태가 이어질 경우, 사회 공동체의 화합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대전지역은 도안 신도시 개발, 노은지구 개발, 관저지구 개발 등 동서지역 간 개발격차가 심화된 상황에서 기부문화 역시 동서편차를 드러내고 있어 동부지역 주민들의 허탈감만 커지고 있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기부문화가 좀 더 잘 살고 여유가 있는 지역민이 주변의 소외계층을 돌아보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데 반대현상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며 “희망2014 나눔캠페인에서는 저소득계층이 아닌, 고소득계층의 기부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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