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억 삼성출연금 수탁 주체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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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억 삼성출연금 수탁 주체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대책위 “총리실 관리해야” VS 정부 “재정법상 불가능” 문안조정 최종사인 안돼… 기금·위원회 설립 전망

  • 승인 2013-12-04 16:21
  • 신문게재 2013-12-05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삼성중공업의 지역발전 출연기금 수탁 문제를 놓고 정부와 유류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국가재정법상 민간이 출연한 기금을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불가 입장을 보인 반면, 대책위는 출연금의 정부 수탁 불가는 책임회피라면서 기금을 맡아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4일 해양수산부와 유류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대책위는 최근 지역 대표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삼성 출연금 합의내용 설명과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특히 대책위는 이날 삼성 출연금의 지역별 공정한 배분을 위해선 국무총리실 산하 유류오염사고특별대책위원회에서 맡아 줄 것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협의사항에 대해선 6일 태안문예회관에서 열리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6주년 보고대회에서 성명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문승일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사무국장은 “피해 정도에 따라 11개 시·군에 출연금이 골고루 배분돼야 하는데, 피해민들 보고 알아서 하라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각 부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무총리실에서 출연금을 맡아 관리해야 맞다”고 주장했다.

문 국장은 또 “삼성 출연금에 대해 큰 틀에선 합의가 됐지만, 주민들은 아직까지 출연금 3600억원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문안 조정을 매듭짓지 못해 합의서에 최종 사인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연금 수탁 불가를 밝힌 정부의 입장 변화는 아직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상 근거가 없어 주민들의 요구대로 출연금 수탁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정부 기금으로 할지, 재단을 설립할지, 위원회를 설립할지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입장도 난감한 상황이다.

관계자는 “삼성과 피해주민의 문안 조정이 안됐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확실한 답변을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국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관련 법률 개정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문제로 남는다.

현재 국회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오염피해대책특별위원회에선 삼성 출연금의 관리 및 지역배분을 기금 설립이나 위원회 설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태안군은 ‘유류피해주민 손해보전 지원에 관한 규정’개정 의견을 충남도와 해수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 의견으로는 △대부금 상환기한 기산일을 사정재판 결정일(2013년 1월 16일)로 조정 △대부금 상환기간 연장(1년이상) △대부금 연체금리 상향조정 및 연체기간 규정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내포=박태구·태안=김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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