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협의회의 성격은 순수 비수도권 기초단체장들의 연대라는 데서 찾아야 할 듯하다.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 입지 보조금 폐지 등 지역에 불리한 구조를 짚은 데서 향후 진로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겠다. 창립총회에 비친 강력한 의지는 비수도권 역량 결집의 필요성이다. 대응수단을 통한 대응이 그만큼 절실했다.
극명하게 드러난 한 가지 예로 수도권 공장 신설 등 전 정부 정책의 후유증이 지금 진행 중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관련해 대전·충남 8개 상공회의소 등이 입장을 표명한 지 오래됐다. 국토의 균형발전은 여전히 법령 속에 잠자고 있다. 창립선언문의 “수도권 이외 지역의 존립 기반을 송두리째 흔든다”는 단정은 수도권 비대 현상의 다른 표현이다.
대한민국엔 지방은 없다는 말 역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수도권 중심 사고가 수도권 과밀화를 키워 지방의 발전 잠재력을 고갈시켰다. 정책적 미스가 지역 인재의 수도권 쏠림과 지역대학의 수도권 이전을 부추겨 사실상 존폐 위기에 내몰린 곳이 많다. 대학이든 지역경제든 인프라와 환경이 열악한 지방의 발전 잠재력을 총체적으로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협의회가 언급한 ‘지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가령 수도권 대학 정원 감축은 지방대를, 지방 이전 입지 보조금 전면 부활은 기업 유치를 돕는 방법이다. 현실 그대로 수도권 규제 완화는 기업 유치와 투자를 막고 지역경제를 위기로 내몬다. 기업의 지방 이전 촉진이 장밋빛 약속이 된 것도 협의회가 대응할 역할이다.
다만 활동 과정에서 협의회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갈등의 시발점이 되지 않아야 한다. 참여하지 않은 기초단체와도 마찬가지다. 정부나 수도권과 대립각이 지나쳐도 상생발전이 멀어질 수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물론 전국균형발전지방의회협의회 등과 역할 분담을 하고 보조를 맞추면 힘이 될 것이다. 지역경제, 균형발전, 지방분권 촉진은 그 궤도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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