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장에선 정부 정책을 따르지 않을 때 주어지는 페널티 때문에 매년 입시전형을 뜯어고치는 등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교 역시 잦은 대입 전형 변화에 따라 학생 맞춤형 지도를 수시로 바꿔야 해 애를 먹기는 매한가지다. 전국 국공립 및 사립대는 지난달 중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15학년도 입시전형 기본계획안을 제출했다.
대교협은 이를 토대로 조만간 대학별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안이 나오기 전이지만 각 대학 전형안을 살펴보면 올해 전형과 크게 달라진다.
한밭대는 올해 수시모집에서 가장 큰 비중(470명 선발)을 차지했던 객관식 지필고사 형태인 적성고사가 2015학년도에 사라진다.
목원대의 경우 올해 12개에 달했던 수시 전형이 2015학년도에서는 4개(학생부 80% 면접 20%, 학생부 70% 면접 30%, 입학사정관, 특기자 전형)로 대폭 줄어들었다.
충남대도 2015학년도 정시에서 올해까지 유지됐던 학생부 비율을 줄이고 수능 100% 선발로 전환했다. 이같은 변화는 정부가 얼마전 발표한 공교육 강화 및 사교육 절감을 위한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 때문이다.
대학들이 이에 대해 받는 스트레스는 적지 않다.
A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입시전형을 바꾸지 않으면 대학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고 이는 곧 재정지원 제한 등 페널티로 이어져 안 따를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입시에서 대학별 특성을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신입생 모집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각 대학 특색을 살린 '이색 전형'이 필요하지만, 정부 정책과 궤를 달리할 경우 이같은 계획은 이내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다. 널뛰는 대입 정책은 고등학교에도 혼란을 부추긴다.
올해 첫 도입된 수준별 수능이 당장 2015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사라지는가 하면 수시 선발을 늘려오다 정시 중심의 선발로 전환되기도 했다.
한 때 대입에서 중시되던 논술 역시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대입 제도 때문에 고교에선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B고 진학담당 교사는 “교내 논술반이 어느 해엔 생겼다가 이듬해엔 사라지기도 하는 상황으로 매년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며 “정권에 따라 교육정책 부침이 크다 보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요즘은 오년지소계라고 불릴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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