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기]교육이 살아있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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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기]교육이 살아있는 학교

[교욱단상] 김득기 예산 오가초 교감

  • 승인 2013-12-03 14:26
  • 신문게재 2013-12-04 16면
  • 김득기 예산 오가초 교감김득기 예산 오가초 교감
▲ 김득기 예산 오가초 교감
▲ 김득기 예산 오가초 교감
출근길에 교문을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아침 운동을 하고 있다. 서로 뭉쳐서 전날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 아이, 목표한 운동장 바퀴를 뛰는 아이, 지도하는 선생님의 곁에서 조잘대며 함께 걷는 아이 등 다양하다. 학기 초 3월부터 시작한 아침 운동이 쌀쌀한 찬기 운이 도는 12월 초순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아침 운동을 지도하는 선생님이 기쁜 듯이 교무실에서 말을 건넨다. 4월초와 비교해 오래달리기 기록이 거의 모든 학생이 많게는 1분, 적게는 30초 이상 빨라졌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결과에 크게 만족하고 기뻐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기뻤다.

우리 학교가 주 3일 아침 운동을 시작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학생들의 비만율이 해마다 높아져가고 그에 따른 체력의 약화를 걱정해서였다. 둘째는 학교폭력 예방차원에서다. 아침운동을 통해 스트레스와 넘치는 몸의 에너지를 좀 빼내고, 뇌의 기능을 활성화해 폭력예방은 물론 공부시간에 집중하도록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업에도 지장이 없고 폭력성과 욕설 또한 많이 줄어들고 있다는 선생님들의 평가도 있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사회와 매스컴은 학교의 이슈를 교육의 본질보다는 학교폭력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교육현장에 정치적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여 의원님들 한마디가 곧바로 정책에 영향을 미치니, 선생님들은 학생과 함께할 시간이 줄어들고 머리만 복잡해지게 되었다. 요즘은 학교폭력 해결의 대안으로 인성교육과 창의교육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바른 인성은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이것은 좋은 경험을 풍부하게 해주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따라서 부모, 친구, 선생님과 긍정적인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집에서는 자녀를 학원으로 쫓아 보내기 바쁘고, 학교는 억지로 수학, 영어 등 하나의 지식이라도 더 기억시키려고만 든다면, 좋은 경험을 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스트레스에 의해 마음속은 더욱 삭막해져 갈 것은 뻔하다.

또한 창의성은 머릿속보다는 생각한 것을 산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산출해내는 가운데 더욱 좋은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쫓기는 맘으로는 창의적인 생각과 산출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모방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 교사나 학생들에게 시간을 주면 어떨까 한다. 선생님도 마음의 여유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학생에게 좀 더 친근하게 대할 수 있고, 말을 귀담아 들어주며 그들의 맘을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물론 수업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도 떠오를 것이고 좋은 수업을 준비할 의욕도 생길 것이다. 원래 인간은 가만히 앉아만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님도 바쁘다 하지 말고 자녀를 위해 시간을 내도록 해야 한다. 공부시간 많이 만들라고 요구만할 것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직장에서 일하듯이 시간을 내고 정성을 쏟으면 어떨까? 그리고 자녀의 학교 교육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 보도록 해보자. 교육이 살아있는 학교가 되어야만 학교생활이 행복할 것이다. 선생님의 열정과 학생의 감동이 없는 규정에 따라 움직이는 피동적인 교육은 살아있는 교육이라 할 수 없다. 이제 법이 아니라, 정치적 액션이 아니라 진정으로 학교가 학생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갈 때가 되었다. 학교 스스로도 시대의 흐름을 읽어 능동적으로 이를 교육과정에 담아내어 실천해야 할 것이다.

어제는 신규 선생님이 연말에 학급 음악회를 열겠다고 수줍게 말을 건네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마음 씀씀이가 예쁜 아이들과 복도에서 밝게 인사 나누고, 선생님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아이들이 웃음소리가 교실에서 배어 나오기를 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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