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적으로 존속살해 범죄는 287건, 존속상해는 2193건이나 발생했으며 대전에서도 지난해 3건에 이어 올 8월까지 4건의 친족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현 상황은 사업에 한 번 실패한 경우 다시 자립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결국 소수의 사례이긴 하지만 가족과 함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지난 2011년 통계청이 사회조사보고서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20대~50대의 자살 충동의 주범은 ‘경제난’으로 지목됐다. 자살 충동을 경험한 40대의 52.6%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꼽았으며 20·30·50대도 28.7~42.6%가 같은 이유로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어느 가정은 극복하는가 하면 어느 가정은 비극으로 마무리한다. 특히 갈수록 가족 구성원이 단출해져 감은 물론 이런 이유로 가장인 ‘나’ 이외에 우리 가족을 돌볼 누군가가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는 것이다. ‘나’의 실패는 곧 우리 가족 전체의 실패이며 가장의 불안감이 가족 전체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고 가는 셈이다.
그러나 존속범죄 또는 자녀와의 동반자살은 그 어떤 이유를 들먹인다 해도 결코 변명이 될 수 없는 범죄이다. 그래도 과거에는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어려움을 극복해갔던 ‘이웃사촌’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세태가 변한 지금 그 같은 고민해결사는 사라진 지 오래다. 때문에 국가는 갈수록 증가하는 존속범죄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도 내년부터 자살 시도자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그것만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강구했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가족 간 서로가 느끼는 삶의 무게를 나눠 갖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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