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당진의 한 주택 화재현장에서 3대에 걸친 한 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지역에 큰 충격을 줬다. 사업 실패로 빚에 쪼들린 40대 아들이자 남편이 그의 노부모와 아내 그리고 아이의 목숨을 훔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세종시에서 아버지와 형을 흉기로 살해한 40대 아들이 구속됐고, 지난 7월에는 대전 서구 도마동에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인다는 이유로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두른 일도 있었다.
이처럼 가족에게 폭력적 범죄를 저지르는 패륜범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존속살해 범죄는 287건이었고, 같은 기간 존속상해 범죄는 2193건에 달했다. 대전은 2012년 3건에 이어 올 8월 기준으로 모두 4건의 친족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 역시 부모나 형제를 살해하는 친족 살인사건이 지난해 3건에 이어 올해 8월까지 모두 2차례 발생했다.
특히, 존속살인처럼 패륜 사건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커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또 사회가 금기시하는 최소한의 가족 규율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대응책도 필요한 실정이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가 떠나면 더 큰 어려움이 가족들에게 남겨진다는 잘못된 생각에 자녀에게까지 극단적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가족 구성원은 각자 독립적 존재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한 가족이 극단의 코너까지 밀려나지 않도록 새로운 기회를 주는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진혁 경남대 법정대학 교수는 한국범죄심리학회에 기고한 '패륜범죄의 원인 및 대응방안'보고서에서 “가족 내에서 발생하는 패륜범죄는 가족구조와 구성원 간 관계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패륜문화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것은 사회와 국가를 위협하는 내부적 요인을 키우는 것”이라며 사회적 관심과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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