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일보 DB |
정부 고위 관료들도 시간을 쪼개가며 특성화고 등을 방문, 재학생을 격려하는 소식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종종 들려온다.
물론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공정치 못한 처사인가. 고졸자들이 희망을 품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정책의 방향은 백번 옳다.
기자도 이 정책을 흠집 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좀 더 내실을 기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만은 지적하고 싶다. 양질의 일자리 확보와, 채용 이후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서다.
지난 10월 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졸자에 대한 양질의 일자리 확보시급성에 대해 알 수 있다.
올해 초 첫 졸업생을 배출한 전국 21개 마이스터고 졸업자 3327명 가운데 94.6%(3191명)가 취업에 성공했다. 그러나 7개월 뒤인 8월 취업자 수는 2873명으로 취업률이 1월보다 9.4%p 하락했다.
특성화고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올 1월 취업률 52.2%에서 8월에는 33.3%로 급락한 것이다. 이는 고졸 취업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취업한 곳이 자신이 원하는 곳이 아니었거나 직장에서 희망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이직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고졸 취업자에 대한 양질 일자리 제공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교육당국과 지자체가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도 보완이 필요하다. 일자리 제공이 다변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이 올 8월 시내 특성화고 35명을 호주에서 연수시켜 6명이 확정됐다. 취업 성공자들은 모두 요리사다.
이 기간 동시에 교육이 진행된 용접, 자동차정비, 제과제빵 분야에서는 취업성공자가 없었다. 학생 개인의 어학실력 배양 등 자구노력도 뒤따라야겠지만, 교육당국과 지자체가 좀 더 세심한 취업지원전략 수립이 필요한 대목이다.
고졸자 취업 이후의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직도 고졸자는 대졸자보다 임금,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이를 구현하는 방법이 미숙하다면 빛이 바랄 수밖에 없다. 고졸자가 진정 양질의 일자리를 받고 취업 이후에도 대우받는 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강제일·교육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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