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승민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원인은 감기, 알레르기성 비염, 비중격만곡증, 외부자극, 해부학적 구조 이상, 폴립 등 다양하다. 바이러스나 세균 혹은 곰팡이균이 감염되면 부비동 점막의 섬모운동장애로 점액이 저류되고 고름으로 변해 급성 부비동염이 되고, 이때 충분한 치료가 안 되거나 재발로 인해 만성으로 진행한다.
▲급성 비염과 동시에 발생하는 축농증=급성인 경우는 대부분 급성 비염과 동시에 발생한다. 코막힘, 누런색 콧물이 나오는 것, 목으로 콧물이 넘어가는 것, 목에 가래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 얼굴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더 진행되면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코에서 악취가 나며 두통, 집중력 감퇴, 중이염, 기관지염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면서 심한 기침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장기간 지속되는 기침이 있는 경우 축농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성 축농증의 경우 증상은 급성인 경우와 유사하며 권태감 및 집중력 상실 등이 있고 증세가 지속되면 기관지나 폐에도 영향을 미쳐 기관지염이나 기관지 확장증 등의 전신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계속되는 후비루(목뒤로 가래가 넘어가는 것)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위염까지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축농증의 진단과 경과=증상, 병력 및 이학적 검사상 비강내의 화농성 비루가 관찰되고 내시경 검사를 통해 화농성 또는 점액성 비루가 부비동 자연공을 통하여 배설되는 것을 확인하면 진단 할 수 있다. 우선 단순 부비동 촬영을 시행하여 부비동염을 진단하고, 수술예정이거나 단순 부비동촬영 결과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CT검사를 통해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의 동반 유무를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천식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가벼운 부비동염은 감기가 나으면서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코 안에 가득찬 범발성 물혹(비용)이 있는 경우는 자주 재발 할 수 있으며, 장기간 항생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아 수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축농증이 심한 경우 부비동이 눈과 뇌에 근접하고 있으므로 눈 주위에 봉와직염이나 농양이 발생할 수 있고, 경막외 또는 경막하 농양, 뇌농양 및 골수염 등의 무서운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는 어떻게?=세균에 의한 세균성 급성 부비동염은 이에 유용한 항생제를 복용함으로써 통증, 열, 코막힘 등을 일으키는 감염의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고, 단기 요법으로 비점막 수축제 처방으로 코의 점막이 부어 오른 것을 줄여주고 부비동의 배출을 도와주게 된다. 계속적인 약물복용에도 불구하고 축농증이 수 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권유하게 된다. 과거에는 입술을 들어서 수술하는 상악동 근치수술이 시행되었지만 현재는 부비동 내시경수술이 보편화되면서 비강과 부비동의 미세한 구조까지 시야를 확보하면서 통증 없이 정확히 병변 부위에 국한된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소아의 경우는 약물요법이 원칙이다. 항생제를 투여하고 비강 내 비루를 배출시키기 위하여, 증상에 따라 항소염 작용을 지닌 국소적 스테로이드제제, 경구용 점막 수축제, 점액 용해제를 사용하고 통상 적어도 3주정도의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이 병발할 경우는 알레르기 비염 치료도 병행되어야 하며 비인강 폐쇄를 일으키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가 있을 경우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시행하여 비호흡을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건강상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축농증 증세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치료 없이 성인이 될 때까지 방치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축농증에 걸리면 재발이 잦고 완치도 안 되고 수술하면 고생만 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사실 무근이다.
건양대병원 인승민 교수는 “소아의 경우 축농증으로 인해 아이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학교 성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가 동반될 경우 항상 입을 벌리고 있게 된다”며 “하악이 덜 발달돼 아데노이드형 얼굴 (멍한 표정의 얼굴) 등의 안면 골격의 변화도 유발하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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