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에 따른 보상을 받기는커녕 자칫 배상 책임을 떠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29일 폭발사고가 난 주상복합 건물 3~5층에는 가정집으로, 모두 17가구 34명이 살고 있다. 사고가 난 곳은 건물 4층 가정집으로, 폭발로 4층 외벽이 뚫렸고 3층과 5층 일부도 파손됐다.
문제는 이 주상복합은 무허가 건물로, 각종 안전점검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건물은 1992년 중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공사 중 1999년 사업주 부도로 준공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후 여러 차례 건물주가 바뀌고 사기 등 각종 소송에 휘말리면서 제대로 관리조차 되지 않았다. 중구청도 2002년 건물 주민들을 사전입주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설비는 돼 있지만, 준공 승인이 나지 않아 도시가스도 사용하지 못했다. 사전입주한 가정에서는 LP가스통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었다. 가스연결선이나 설비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가스안전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건물 준공 승인 여부를 떠나 도시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 가정집은 점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부소방서 관계자도 “무허가 건물은 소방법 등을 적용할 수 없고 안전점검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입주민들은 전입신고까지 마쳤다.
대사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30일 이상 거주 의사가 있으면 전입신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준공 승인을 받지 않은 곳에 전입신고를 해줬으면서도 안전관리는 외면한 셈이다.
주변 상인은 “내쫓을 땐 내쫓더라도 전입신고 받았으면 안전에 관한 건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유치권 행사를 위해 살고 있다는 한 입주민은 “구청에서 경로당에 임시거처를 마련해 줬지만, 집이 없어져 큰일”이라며 “보상받을 길도 막막할 것”이라고 하소연 했다.
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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