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가다듬을 수순은 문제점과 당위성, 추진 방향의 일치다. 표의 비등가성과 지역 대표성 불균형이라는 침상에서 각자 다른 꿈을 꾸지 않아야 한다. 선거구 해법에 바람직한 역학구도는 동상이몽 아닌 충청권의 일심동체다.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려 제일 관문인 여야와 지역 내 합의를 아우르는 단일안 마련은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고착된 전체 의원정수를 늘리는 과정이나 절차는 결코 쉽지 않다. 영호남의 과다 의석과 충청권의 과소 의석을 조정하려면 상대 한쪽의 의석수 감소가 전제되므로 더 어렵다. 호남권 등 특정지역의 인구 감소에만 타깃을 두는 것은 전략상 어느 단계에서는 합리적인 대응이 아닐 수 있다.
추진 과정에서 강력한 저항과 반대론이 분출되는 경우가 그렇다. 한 예를 들면 유권자 비율 10.20%에 의석 비율 12.20%인 호남이 과다 대표라면 유권자 비율 26.12%에 의석 비율 27.24%인 영남도 마찬가지다. 또 이건 가정이지만 대전과 충남만 늘고 만에 하나 충북이 주는 상황이라면 그 순간 공조는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 암초도 많고 타래타래 얽혀 정면승부에 직면할 일이 많은 게 선거구 증설이다.
정치적 평등에 부합하는 표의 등가성 역시 현실에서는 선이 명쾌하지 않아 논란에 재논란을 부를 여지가 많다. 인구비례 논리가 의석수 기준이 되면 수도권에 어부지리를 주거나 지역 농촌지역 의원 수가 대폭 줄어드는 뜻하지 않은 결과까지 예상해야 한다. 이 숙원을 풀려면 무수한 협상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도 난제다.
선거구 증설 명분은 충분하지만 방법론은 더 숙의해야 하겠다.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있어 각 당의 속내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점 또한 걸림돌이다. ‘선거구 증설’을 ‘선거구 조정’으로 불러준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다. 다음달 2차 회동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충청권 단일안의 중요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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