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교 진학 예정자들은 다른 학교보다 학교 운영이 자유롭고 교육과정이 다양화된 자공·자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자공·자사고의 인기는 예년과 달리 시들해졌다는 게 교사와 학부모, 학생, 교육학자 등 교육일선의 중론이다. 본격적인 고입 시즌에 접어들면서 '예비고 1'이라 불리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어떤 고교에 진학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고민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력우수자 다수 입학을 통한 면학분위기 조성, 교육과정 자율화로 차별화된 교육시스템 운영 등으로 자사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그러나 이 학교들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2013학년도 지역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은 대성고 1.4 대 1, 서대전여고 0.8대 1, 대신고 0.95 대 1에 불과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부 자사고의 정원이 미달됐다는 점에 비춰볼 때 자사고의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상위층이 많이 몰려 있는 자사고의 경우 '내신성적'을 비롯해 수능, 논술 등 학업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중도탈락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타 시·도 전출', '중도 탈락자' 등이 3개교에서 최근 3년간 109명에 달했다.
자사고의 한 교사는 “프로그램, 교육과정 등 학교 측에서 어떤식으로 진행을 하는지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하고 학생들이 온다”며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안정되는데 대략 10년여가 걸린 가운데 지금 만족도를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공고,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탓에 메리트 없어져=지역에는 동신과학고로 바뀌는 동신고를 제외하면, 대전고, 대전여고, 송촌고, 충남고, 노은고 등 5곳이다.
자공고는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을 주고 낙후된 지역에 우수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로 2009년 발표됐으며, 5년 동안 교육부의 특별교부금, 교육청 등이 재정을 지원해주고 있다. 인근 공·사립고에 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데도 지역 고교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자공고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까지는 교사 초빙제를 비롯해 대입제도에 맞는 교육과정 구성 등이 자유로웠지만, 정부가 최근 '일반고교육역량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일반고와 차별성을 갖기 어려워졌다.
최근 최상위층 학생들이 밀집돼 있는 일부 학교의 경우 '자공고 전환'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자공고 측은 지역적인 한계가 있는 데다 교사가 학교를 옮겨다니는 공립고 특성상 자공고의 취지와 역할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힘들다는 점이 주 원인으로 풀이했다.
무엇보다 지리정보배정(40%), 컴퓨터 무작위 추첨(60%) 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자공고로 전환 후 지역과 관계없이 100%로 추첨으로 학생들을 선발됐다는 점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공고는 지정기간 5년이 끝나면 시·도 교육감 평가를 거쳐 한차례 지정을 연장할 수 있지만 유지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시각이다.
일반고의 A 교사는 “투입한 예산에 비해 성과가 미비했다는 점과 정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으로 자공고와 일반계의 차별성이 없어져 예년 만큼 선호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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