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국제교류 절차두고 충돌

시의회 “교류협약 외국도시 12곳 중 10곳 의결안거쳐 위법” 시 “관련조례 승인해 놓고 자치법 단순 해석만으로 딴소리”

천안시의회가 국제교류절차에 대한 관련법을 위배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천안시는 지난해 천안시의회가 애매한 관련법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조례까지 승인해놓고 딴소리를 하냐며 맞서고 있다.

천안시의회 총무복지위원회는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민과 시의회가 모르는 국제협약 등은 있을 수 없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전종한 시의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자매결연도시와 우호협력도시, 국제교류도시라는 3가지 명분으로 12개 외국도시와 교류협력 관계를 맺었지만, 자매결연을 한 미국 비버튼시와 중국 석가장시 등 2개 도시만 시의회의 의결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전 시의원은 또 이들 도시를 방문하거나 초청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억900만원, 올해 1억3000만원 등 적지 않은 예산을 매년 소요경비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관련법상 외국 지방자치단체와의 교류협력에 관한 사항은 지방의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자체가 외국 지자체와의 교류 및 국제행사 유치 등 중요사항을 추진함에 있어 시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의결을 받도록 함으로써 무분별한 국제교류 및 행사유치를 방지하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천안시 입장은 다르다.

관련법이 제정되지 않았던 1989년과 1997년에 자매결연을 체결한 비버튼시와 석가장시는 당시 내무부 승인을 받아 지방의회와는 관련이 없었다고 밝혔다.

1999년에 개정된 외국 지방자치단체와의 교류협력에 관한 사항 역시 기존 내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자매결연과 국제행사의 유치ㆍ개최 등에만 해당된다고 반박했다.

특히 교류협력의 범위에서 '자매결연과 국제행사의 유치ㆍ개최 등'에서 '등'의 의미가 모호해 천안시의회가 지난해 7월 천안시 국제교류협력증진에 관한 규정 조례를 승인하면서 자매결연 시에만 천안시의회의 동의를 얻도록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전 시의원은 “지방의회의 의결사항을 의결 받지 않고 한 행위는 무효라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민과 의회가 모르는 국제교류 협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부터라도 행정부는 의회와 협력해 국제교류를 위한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체계적인 국제교류협력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관련조례상 자매결연만 시의회에 의결토록 돼 있다”며 “시의회가 승인해 제정된 조례를 무시하고 지방자치법의 단순 해석상 이견으로 천안시가 법을 무시하는 것처럼 밝히는 것은 잘못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아산시는 지난해 12월 자매결연과 우호협력, 국제교류 도시 등 3가지 모두 지방의회에 의결토록 관련조례를 개정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