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27일 대전둔산여고에서 학생들이 미소와 안도의 눈물,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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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감, 안도감, 달성감, 아쉬움, 허탈함….
2014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일제히 배부된 27일 일선 고고 3학년 교실에서는 안도감과 실망감이 교차한 수험생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예상보다 점수가 높게 나온 학생들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몇 번이고 성적표를 들여다보는 반면,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굳은 얼굴로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렸다.
오전 10시께 둔산여고 3학년 교실.
한 손에 흰색 수능 성적표를 든 담임교사가 등장하자 시끄럽던 교실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담임 선생님의 호명에 따라 수능시험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의 얼굴에는 온갖 표정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나마 생각했던 등급이 나온 학생들은 안도의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한 학생은 내심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듯 교실 모퉁이에서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침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성적표를 받자마자 삼삼오오 모여 점수와 지원할 대학을 논의하는 학생도 있었다.
유효정 양은 “어제 수능에 실수해서 가채점결과와 다르게 점수가 낮게 나오는 꿈을 꿨다”며 “성적표를 받기 전까지 내내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점수가 높게 나와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수학 B형의 난이도는 이과 학생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올해 처음으로 수준별 수능이 치러져 등급 커트라인을 예년과 비교하기 어려웠던 탓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등급이 높게 또는 낮게 나왔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 모양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낮게 나와 고민스럽다”며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시를 썼는데 등급 예측치와 다르게 나와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떨어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준별 수능으로 전형이 더욱 복잡해진 가운데, 진학지도를 맡은 교사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김용돈 둔산여고 3학년 부장은 “대체로 수학이 어렵게 출제돼 이과 학생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수준별 수능으로 등급 예측치와 다르게 나와 지난해보다 진학지도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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