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배 목원대 총장 |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비단 통제가 불가능한 자연재해나 사고뿐만 아니라 조직을 운영해 가다 보면 마치 버뮤다 삼각지대와 같은 시기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즉, 시간이 경과하고 조직 규모가 성장해 가면서 자칫 조직이 빠지기 쉬운 함정과 같은 시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조직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버뮤다 삼각지대와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무장한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저명한 경영학자들과 성공한 조직의 경영자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강한 조직을 만드는 성공요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고객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시장의 변화 신호를 포착하고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경쟁자보다 적은 비용구조를 가지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 세 가지 성공요인에 대하여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던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관심을 기울여 각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자 노력하게 된다. 조직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고객층 또한 다양하지 않은 소규모 조직 경영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신경 쓰고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어느 조직이건 처음 조직이 만들어지는 단계에서는 기업 조직은 질 좋은 제품과 고객 만족을 위해, 그리고 병원 조직은 우수한 의료 기술개발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직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조직 본연의 목적을 잊고 과외적인 부분에 집착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물망재거(勿忘在 )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즉, 잘되고 좋을 때 교만하지 말고 과거에 고난을 겪었던 역경과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2010년 목원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내세운 슬로건이 '학생중심대학'이다. 대학이라는 조직의 경쟁력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을 테지만, 필자는 대학 조직의 진정한 경쟁력은 학생으로부터 나온다는 소신을 늘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인력개발원과 교양교육원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인성과 품성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실력과 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대학에서 사회로 내놓는 결과물인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서 원하는 좋은 인재로 성장해 각자 맡은 바 제 몫을 다해 낸다면 대학과 졸업생들에 대한 평판이 좋아지고, 이를 통해 대학 조직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버뮤다 삼각지대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많지만, 동시에 이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행기와 배가 오가는 지역이다. 실제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일어난 사건들도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라기보다는 비행경험이 부족한 조종사에 의한 실수 혹은 실종된 비행기의 기체 결함 등 각 사건의 분명한 이유가 존재하는 사고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조직이 성장하면서 점점 비대해지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이 단계를 지나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항로를 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경영자의 몫이다.
요컨대, 성공하고 번영하는 조직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보다는 근본으로 돌아가 조직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쌓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조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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