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면 아슬아슬… 도심속 흉기 '노후간판'

대전지역 곳곳 주인없이 수년째 방치… 추락사고 잇따라 자치구 정비기금 등 예방노력 부족, 사고책임 알리기 '급급'

▲ 대전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건물에 폐간판이 위험스럽게 매달려 있다.

대전지역 일부 상가 건물에 수년째 버려진 노후 간판이 그대로 매달려 있어 추락사고의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한여름의 태풍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간판추락에 따른 2차 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예방활동은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3월 대전 둔산의 한 교회 간판이 5층 높이의 건물에서 바닥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간판은 바람에 날려 둔산대로의 차도 위에 떨어졌고 일부 차량통행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

또 강한 바람이 불었던 지난 4월에도 동구 대동의 한 상가건물의 간판이 떨어져 119구급대가 출동하는가 하면 같은 달 16일에도 대전 지족동의 3층 건물에서 강풍에 간판이 떨어져 김모(55·여)씨가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 같은 간판 추락사고 대부분은 마땅한 관리자가 없이 수년째 방치된 간판에서 발생하고 있다. 무거운 간판을 벽에 고정하던 부품이 오랜 시간에 걸쳐 녹슬고 달아 작은 바람에도 흔들려 결국 바닥에 떨어지는 것.

특히, 상가 세입자가 자주 바뀌거나 비어 있는 경우 건물 외벽에 간판도 그대로 버려지기 일쑤다. 때문에 대전 동구와 중구의 원도심 및 둔산과 유성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에서 주인 없는 간판이 쉽게 발견된다.

중구 선화동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 있는 상가 간판은 글씨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낡고 천막까지 쓰러질 지경이지만, 수년째 안전조치가 없는 실정이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는 '옥외광고물 정비기금'을 만들어 추락 위험이 있고 소유자가 없는 방치 간판을 미리 떼어내는 정책을 펴고 있다.

반면, 대전에서는 기금을 통해 폐간판을 안전 차원에서 미리 철거하는 지자체는 한 곳에 불과하다.

구 관계자는 “노후간판은 건물주의 동의가 필요하고 사유재산이라는 점에서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며 “간판 추락에 따른 사고는 간판 소유자뿐만 아니라 건물 주인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설명하고 안전관리를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