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교수는 “한 반에 절반 이상이 미적분을 제대로 풀지 못해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교수 입장에서는 진도를 나가야 하는 데 학생들이 수업내용을 못 따라와 주니 답답할 따름이다”고 하소연했다.
인문계열에서도 기초학력 부진 현상은 마찬가지다.
지역 다른 사립대 어문계열 B교수는 “수업을 하다보면 정확한 어휘 사용, 독해, 한자능력 등 기초적인 부분에서 학생 실력 부족을 자주 느낀다”며 “인문계열도 이공계열 못지않게 기초학력이 필요한 곳으로 이 부분에 대해 주문을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大韓民國)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 학생도 부지기수라는 것이 인문계열 교수들의 전언이다. 일부 대학생의 기초학력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고등교육 수학(修學)에 기초가 달리는 학생이 많다 보니 강의를 하는 쪽도 받는 쪽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수년전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가 전국 9개 4년제 사립대학 자연계열 1학년 재학생 438명에게 중·고교 수학문제를 풀게한 결과 평균 28.29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적분, 확률 등이 포함된 수학Ⅱ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에 10.28점에 그쳤을 정도다.
대학생 기초학력부진은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대학별로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 과목이 달라 자신 없는 과목을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다.
예컨대 특정 대학 특정 학과가 국어 또는 수학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이 과목에 소홀해 질 수 있는 것이다.
물리, 화학 등 탐구영역 역시 입맛에 따라 시험 칠 과목을 직접 고를 수 있다 보니 기초학력 부진의 한 가지 요인이 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 발달과도 무관하지 않다.
배재대 한국어문학과 백낙천 교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면서 기초 국어 및 한자능력 저하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해) 인문계에서 요구되는 독서와 성찰을 위한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지역대학 공동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전북대, 원광대, 우석대는 올해 초 기초학력인증제 교류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문제은행 교환, 공동연구, 경시대회를 공동 추진하며 대학생 기초학력 수준 향상에 나서는 것 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대 관계자는 “대학별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여러 대학이 공동 대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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