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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막혔습니다… 지나갈 수 없습니다

동맥벽에 기름과 이상조직 달라붙어 혈관이 좁아지고 굳는 '동맥경화' 동맥혈관이 70% 이상 좁아지면… 협심증ㆍ뇌경색ㆍ급성심근경색 유발

  • 승인 2013-11-25 14:05
  • 신문게재 2013-11-26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동맥경화증

▲배장호 건양대 심장내과 교수
▲배장호 건양대 심장내과 교수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1년 사망원인 자료에 의하면 심장질환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3위로 10만 명 당 약 5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10만 명 당 37명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혈관질환은 대부분 혈관 내의 동맥경화증에 의해 유발되는데 노령화, 비만, 나쁜 생활습관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증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배장호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동맥경화?=우리의 몸 속 구석구석에 피를 보내는 동맥은 심장박동에 따라 그 흐름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혈관 벽의 탄력성이 높고 내면이 매끈하게 이루어져 있다. 이런 동맥벽에 군데군데 기름기가 끼거나 이상조직이 증식하여 좁아지고 굳어지는 현상을 동맥경화라 한다. 콜레스테롤, 인지질, 칼슘 등을 함유한 지방성 물질인 플라그(plaque)가 축적되면 혈관이 딱딱해지게 되는데, 이 지방물질이 증가되면 동맥은 단단해져 탄력성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좁아져 혈액이 원활히 통과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동맥경화가 진행되더라도 증상은 나타나지 않다가 어느 한계이상, 예를 들면 관상동맥혈관의 70%이상 좁아지면 허혈증상으로 협심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때 혈관 벽에 붙어있던 혈전(피떡)이 혈관에서 떨어져 나가 좁아져 있는 혈관을 갑작스레 폐쇄시켜 뇌경색 또는 급성심근경색 등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동맥경화의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동맥벽에 가해지는 손상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는 무엇?=동맥경화를 잘 일으키고 진행을 촉진시키는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연령증가 등이 있으며, 이밖에 운동부족, 과체중(비만) 등이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는 밝혀져 있다. 이러한 위험인자들을 치료하고 잘 조절하면 발병을 줄이거나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다. 동맥경화는 아주 느리게 진행하는 만성질환으로 뇌, 심장, 신장, 말초혈관에 주요 합병증을 초래할 뿐 아니라 주요 위험인자가 동반될수록, 많이 갖고 있을수록 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은 더 가속화된다.

▲70% 막혀야 나타나는 동맥경화증=동맥경화증의 증상은 전신에서 다 일어날 수 있으나 대동맥이나 뇌, 관상동맥, 신장 등의 혈관에 나타났을 경우 더 큰 문제가 된다. 그러나 상당한 정도의 동맥경화가 있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며, 동맥경화가 극도에 달하여 동맥내강의 70%이상이 막혔을 때 그 말초부위로의 혈류가 감소하여 비로소 증상을 느끼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즉 환자는 아무 불편을 느끼지 않아도 동맥경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동맥경화 죽상반의 파열로 지방성분이 혈관내부로 유출되면서 혈소판과 응집작용으로 혈관의 폐쇄를 유발하여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하게 된다. 이때 빠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태를 초래하게 된다.

동맥경화의 여러 가지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미 젊을 때부터 동맥내막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맥내강이 좁아지다가 혈류장애가 어느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초기 단계의 동맥경화를 진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며, 다만 개개인이 갖고 있는 위험요인들로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동맥경화가 심하여 발생하는 질환으로는 뇌동맥의 경우 반신불수, 언어장애, 의식상실, 감각장애 등 여러 가지 신경증상을 보이는 일과성뇌허혈발작, 뇌경색 등이 있고, 관상동맥의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과 돌연사가 있다. 또한 대동맥의 경우 박리성 대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고, 하지동맥의 경우 간헐성 파행증이 나타나며,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망막, 말초신경, 신장 등에 동맥경화를 일으키게 된다. 급사하는 경우는 대부분 관상동맥경화에 의한 급성심근경색증에 의해 일어난다.

배장호 교수는 “동맥경화는 전신에 일어나며, 침범된 장기에 따라 다양한 증세를 나타낸다. 말초동맥이 경화되어 혈관이 60% 이상 좁아지면 운동 시 하지에 통증이 나타나고 아주 막히면 괴사 부위가 나타나게 된다”며 “심장의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를 일으키면 흉부통을 보이고 아주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생명이 위험하게 된다. 뇌로 가는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기면 혈관에 따라 반신불수, 언어장애, 의식상실, 감각장애 등 여러 가지 신경증상을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치료=동맥경화는 오랜 세월에 걸친 생활습관과 신체조건으로 생기는 결과이므로 일단 발생하면 원상으로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예방만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가능한 한 모든 위험요인을 제거 또는 감소시키는 것이 예방 및 진행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갖고 있는 위험인자의 치료가 동맥경화의 우선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는 혈압을 140/90mmHg 이하로 유지하고, 혈중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은 약물복용과 동물성 지방섭취의 제한, 표준체중 유지, 규칙적 운동 등으로 정상 콜레스테롤 수치로 돌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배장호 교수는 “동맥경화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금연을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은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하여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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