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유류오염사고 피해주민과 삼성중공업 간의 지역발전출연금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기금의 지역배분과 사용방법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금 성격상 피해민 개인에 배분될 가능성은 낮고 지역발전 예산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누가 어떻게 배분할지, 어디에 사용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3600억 출연 합의=24일 충남도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그동안 논란을 빚어 온 삼성중공업의 지역발전출연금 규모가 36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여기에는 삼성중공업이 사고 이후 피해지역을 위해 지출한 500억원이 포함됐다.
나머지 3100억원 가운데 2900억원은 일시금으로 내년 1월까지 지급하기로 했고, 나머지 200억원은 향후 2년간 지역공헌사업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21일 국회 유류특위 위원장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삼성중공업 지역발전출연금 관련 협의체에서 긴 협상 끝에 최종 합의된 사항이다. 이날 유류특위 위원들은 내년 봄까지 특위 연장 운영을 통해 정부가 사고 당시 적립한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기금을 현재 580억원에서 12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데 노력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베이 유류특위는 오는 28일 국회 특위 전체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향후 전망=향후 지역발전출연금의 지역배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피해지역이 3개 광역지자체 11개 시·군에 달해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유류피해지역은 충남 6개 지역(태안, 보령, 서천, 당진, 서산, 홍성)을 포함해 전북 2개 지역(군산, 부안), 전남 3개지역(신안, 영광, 무안) 등으로 광범위하다.
따라서 삼성중공업이 출연하게 될 2900억원의 기금 관리를 정부에 맡기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해수부 역시 기금 관리에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개인 기업이 피해주민에 출연한 돈을 정부가 관리한 사례가 없는데다 지역배분 등 민감한 사항이 많아서다.
해수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삼성중공업 출연금은 지역민에게 가야하고 정부가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며 “다만, 피해민들의 일치한 요구가 있을 경우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피해주민들의 요청 시 정부가 용역을 통해 기금의 지역배분과 사용방법 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의 지역배분 과정에서 충남도의 역할도 중요시 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출연금이 정부에 제출되면 지역배분, 사용방법 등에 대해 피해민과 지자체의 의견을 들을 것으로 본다”며 “피해 중점지역인 충남에 기금이 많이 배정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