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부부처 차관들이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운영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산업기술연구회와 기초기술연구회 이사회에 당연직으로 위촉된 후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이상목 제1차관도 연구회 2곳 이사회의 당연직 이사이지만 참석 횟수는 각각 1회에 불과했다.
24일 본보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산업기술연구회와 기초기술연구회 두 곳의 이사회 의사록을 분석한 결과, 산업기술연구회 이사회는 지난 3월 29일 제166회 정기이사회를 비롯해 10차례(166회~175회) 열렸다.
이 중 2차례 서면 이사회(168회ㆍ170회)를 제외하면 8차례 산업기술연구회 대회의실에서 정기 또는 임시 이사회가 개최됐다.
그러나 당연직인 기획재정부 이석준 제2차관과 산업통상자원부 김재홍차관, 국토교통부 박기풍 차관 등은 한 차례도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담당기획관이나 과장 등이 대신 참석하거나 아예 불참이다.
기초기술연구회 이사회 상황도 마찬가지다.
기초기술연구회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지난 3월 27일 161회 정기이사회를 시작으로 6차례(161~166회) 이사회가 개최된 상태.
그러나 당연직 이사로 임명된 교육부 나승일 차관과 기획재정부 이석준 제2차관이 이사회에 직접 참석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산업기술연구회와 기초기술연구회를 소관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이상목 제1차관의 이사회 참석률도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직접 참석한 횟수는 산업기술연구회 제174회 이사회(10월 1일)와 기초기술연구회 제166회(10월 4일) 등으로 각각 1차례에 불과하다.
현 정부들어와 각 부처의 칸막이 제거와 부처간의 협업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고위 공무원조차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는 셈이다.
대덕특구 출연연 한 관계자는 “산업이나 기초기술연구회 정관에 관련 부처 차관을 당연직 이사로 임명하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며 “이는 현안 사업에 각 부처간의 협업시스템 구축을 위한 것이지만 당사자인 차관들의 불참으로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기술연구회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14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최고의사결정 법인이다.
배문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