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공원 토지사용료 판결 '대전시 고민'

매입가산정 '공익-상업' 최대 변수 합의점 못찾을시 추가소송도

서대전시민공원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대전시가 토지 소유자에게 74억8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난 가운데 토지 매입을 준비중인 시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판결은 내년 6월까지 마무리지어야 하는 부지매입 절차에서 토지가격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4일 시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소송을 제기한 조욱래 디에스디엘 회장은 3만1513㎡에 달하는 서대전시민공원 부지의 63.2%인 1만9924㎡를 소유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중요한 점은 시가 부당이득금(조 회장 소유의 토지사용에 대한 5년간 임대료)을 내고, 안 내고의 문제가 아니라 재판부가 어떤 판단근거로 부당이득금을 산출했느냐다.

지난 21일 재판부는 조 회장이 애초 청구한 96억5000만원 중 77.5%인 74억8000만원을 토지 사용료 개념으로 인정했다.

여기서 살펴볼 것은 조 회장이 상업용지와 주거용지에 근거한 토지 사용료를 청구했던 만큼 시의 토지매입 가격은 애초 예상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이 2011년 7월 처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소송액은 1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소송대리인을 통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소송액은 96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자신 소유의 토지에 대해 그동안 사용돼 온 공익적 '광장'이 아닌 상업·주거용지 등 철저하게 토지 재산가치에 근거한 소송액을 산정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 21일 판결 당시에도 시는 “부당이득금 소송은 임대료 차원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줘야 할 돈을 준 것 뿐이다”고 말했지만 꽤 많은 소송액이 인정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해진 상황이다.

시는 토지거래 관례상 공시지가의 1.6배인 400억원 가량을 예측하고 있지만 이보다 두배 이상 폭등할 수 있다. 서대전시민공원을 존치하기 위해 조 회장 소유의 부지를 매입할 계획이지만 자칫 방향이 다른 곳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입가격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서대전시민광장의 절반 이상은 조 회장의 개인 소유인 만큼 건물이나 주택 등을 건축할 수 있다.

다만, 시는 시민들이 원하는 시민공원 존치를 위해 추가 소송까지 불사하면서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

시 관계자는 “법원이 개인의 재산을 존중한 상업적 가치에 우선한 판결을 내린 것인지, 공익을 감안했는지 등은 판결문을 송달받아 산출근거를 확인해 봐야 한다”며 “다각적인 방안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