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의 먹는물 오염이 심각 수준을 넘어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전국 상수도 보급률은 100%에 가까워졌지만, 충남의 상수도 보급률은 87.8%로 전국 꼴찌 수준이다. 도내 상당수 주민들이 마을상수도 등 검증되지 않은 물을 마시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내 각 시ㆍ군은 예산을 핑계로 먹는물의 수질검사 횟수를 줄이는 등 안일하게 대처해 눈총을 사고 있다. 이에 본보는 최근 논란이 되는 충남의 먹는물 오염실태와 주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집중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상수도 보급 현황=환경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2월말 현재 전국 162개 지방상수도사업자 및 1개 광역상수도 사업자로부터 전체 인구의 97.9%인 약 5063만8000명이 상수도를 통해 물을 공급받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제주가 100%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대전 99.9%, 광주 99.6%, 경남 99.2%, 울산 99.1%, 경기 97.5%, 경북 96.9%, 전북 96.7%, 충북 96.6%, 강원 94.5%, 전남 90.6%, 충남 87.8% 순으로 타 지역에 비해 충남의 상수도 보급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보급률이 낮다는 것은 지하수나 마을상수도, 우물 등을 이용하는 세대가 많다는 것으로 도내 14만여 세대 34만여 명이 검증되지 않은 물을 먹는물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수도 보급률 왜 낮은가=2011년 기준 충남지역의 도시화율은 65%로, 전국 평균 91.1%에 크게 못미친다.
도시화율이 낮다는 것은 분산된 취락의 형태가 많다는 것으로 상수도사업 투자대비 보급 실적 제고 효과가 미흡해 보급률 확산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충남의 상수도사업 광역시ㆍ도 특별예산 증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496억8200만원에서 올해 439억9800만원으로, 57억7300만원(11.6%)이 줄었다. 내년 광특예산은 367억3400만원으로 올해보다 71억7500만원(16.6%)이 감소했다.
이처럼, 충남지역은 낮은 도시화율과 줄어드는 상수도사업 예산 때문에 상수도 보급률 꼴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상수도 보급률을 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먹는물 오염 실태=충남은 광역상수도조차 안심하고 마실 수 없는 상태로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광역상수도는 2011년 767건 중 9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는 637건 중 16건, 올해는 9월 30일 기준으로 428건 중 6건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상수도 관리에도 구멍이 뚫렸다.
또 마을상수도는 437건 중 24%에 해당하는 105건, 지하수는 1118건 중 30%에 해당하는 329건, 학교지하수는 461건 중 35%에 해당하는 161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먹는물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지하수뿐만 아니라 정수기도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다.
태안교육지원청이 지난 8~9월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태안지역 초ㆍ중ㆍ고 35곳을 검사한 결과, 60%에 해당하는 21개의 정수기에서 일반 세균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는 등 부적합 판정을 받아 주민들과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도 관계자는 “상수도보급률은 예산과 직결되는데 상수도사업 광특 예산이 계속해서 줄어 들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 먹는물 등 상수도시설 관리를 강화하고 주변 오염원 사전제거 및 정기적인 시설점검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이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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